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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0 장

기모진은 소만리가 이러한 태도로 자기랑 말을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모진은 소만리를 정신 차리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모진의 눈빛이 변하면서 전이랑 다름없이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남은 생이 길지 않다는 건 무슨 의미냐?”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이 한말에 신경 쓸줄을 몰랐다. 예전의 기모진이라면 소만영한테 다시는 집적거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엄청 화를 냈어야 했다. 그녀는 도무지 기모진의 생각을 읽을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종양에 걸렸다는 사실 또한 기모진에게 알려주기 싫었다. “아무런 의미도 없어. 저 같은 여자가 하는말 신경 쓸 필요도 없으시잖아요.” 그녀는 덤덤하게 얘기하고는 기모진을 있는 힘껏 밀쳤다.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종양이 있는 위치가 찌릿찌릿 아프기 시작했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진짜 아픈지도 모른채 그녀에게 쓴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소만리, 너 진짜 하나도 안 변했다. 예전처럼 불쌍한 척을 좀 하면 내가 또 너를 동정해줄줄 알았어?” 소만리는 그저 허탈한 듯이 피식 웃으면서 기모진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그래, 나 소만리 또 연기를 하고 있네 ㅋ 나처럼 염치 없고 악랄한 여자가 어떻게 네가 아끼는 사람이 될수 있겠어. 소만영은 네 맘속에서 순진무구한 천사겠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기모진이 다시 입을 뗐다.” 네 말이 맞아. 소만영은 유일무이한 사람이야. 적어도 나한텐. 소만영을 처음 만난 그날 부터 내가 그녀의 수호신이 되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했어...” 말이 끝나지 않은 채 기모진은 다시 매서운 눈으로 소만리한테 협박을 했다.” 그러니 소만영 털끝 하나 건드리면 백배, 천배 아니 억배로 너한테 돌려줄게. 못 믿겠으면 한번 해봐.” 그의 한 구절, 한 글자가 비수처럼 무심하게 소만리 심장에 꽂힌듯이 아파왔다. 소만리의 마음에서 보이지 않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기모진은 보이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소만영의 눈에는 눈물로 벅차 올랐지만 지금 이 상황이 그저 어이없이 웃기고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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