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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장

기모진은 과감히 시동을 걸었다. 그 말을 들은 소만리의 얼어붙은 얼굴에 점차 기대감의 미소가 떠올랐다. 전면의 백미러를 통해 기모진은 소만리가 두 손을 꼭 잡고, 아름다운 눈동자에 한없는 설렘과 한 가닥의 긴장감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그녀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기모진은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마침내 그녀의 이런 미소를 다시 보았다. 붐비는 길을 한참을 달린 끝에 차는 마침내 소만리가 익숙한 곳으로 향했다. 그녀는 수상쩍은 듯 차창 밖으로 펼쳐진 경치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 아이가 사월산 쪽에 줄곧 살고 있는 걸까? 그럼 누가 우리 아이를 돌봐줄까?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마침내 차가 천천히 멈추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 주기도 전에 서둘러 차에서 내려 달려나갔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전혀 낯설지 않은 사월산의 해변이었다. 추운 겨울 음력 12월의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니, 서늘한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이런 계절에는 해변에 놀러 오는 사람도 전혀 없고, 인근 마을 주민들도 발길이 뜸했다. 소만리는 텅 빈 주위를 둘러보더니 기모진 앞으로 몸을 휙 돌려 달려갔다. “기모진, 내 아이는요!” 그녀가 절박하게 물었다. “당신 나를 여기에 왜 데려왔어요? 나는 내 아이를 만나야 해요!” “오늘 중으로 꼭 아이를 보여 줄게.” “오늘 중? 기모진, 당신 도대체 왜 이래요? 또 나를 놀리는 거예요?” 기모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꼬리를 내렸다. “나는 더 이상 방법이 없었어.” “무슨 뜻이에요?” 소만리는 참을성이 없어 보였다. “당신은 나를 용서할 수 없고, 더 이상 예전처럼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나는 당신과 하루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어.” 그의 말에 소만리는 아연실색하며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모진, 당신이 한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아요?” “나도 알아.” 남자는 속삭였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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