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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장

그녀는 진작에 그들을 신경 쓰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사화정이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가를 적셨다. 소만리의 집을 떠난 후 기모진은 기씨 저택의 방에 계속 틀어박혀 있었다. 그동안 위청재와 위영설은 번갈아 가며 방문을 두드렸지만 무시당했다.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꼬박 하루 종일 앉아 소만리와의 결혼식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이 모두 맞았다. 사실 그는 소만리를 오래전부터 좋아했었다. 할아버지의 명분으로 소만리와 결혼할 때, 그는 그녀가 아니면 안된다는 가장 좋은 증거였다. 그런데 그는 그 어렸을 때의 약속을 위해 6년동안 소만영에게 속았다. 결국 소만영은 가짜에 불과했다. 그가 사랑하는 여자야말로 그가 그 당시 약속했던 사람이었다. 기모진은 의자에 가만히 기대어 있다가 갑자기 웃었다. 원래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이었어, 만리....... “웅웅웅.”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 기모진은 전화를 받고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뭐라고? 소만리가 전예를 쫓느라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알겠어 바로 갈게.” 그는 급히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때 마침 위영설이 간식을 들고 올라오고 있었다. 기모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알랑 거리며 말했다. “모진 오빠, 드디어 나왔...... 모진 오빠, 이렇게 급히 어딜 가요?” 기모진은 못 들은 척 하고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를 본 위청재는 즉시 기모진을 말렸다. “모진, 또 소만리를 찾으려 가려고 하는 거니? 이 집의 모든 재산을 그 여자와 기묵비가 거의 다 먹어 치우고 있는데 너는 그걸 방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속 그녀를 찾아다니고 있잖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이니? 오늘 엄마한테 말 좀 해봐, 너 그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 거니?” “제가 누굴 찾든 상관하지 마세요.” 기모진은 차갑게 대했다. “만약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으시면 제 일에 간섭하지 마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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