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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소만리는 아파서 끙끙거렸다. 소구는 소만리의 손가락을 밟으며 위풍당당하게 말했다. "모진아, 내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버지로서 딸이 이렇게 당하는 걸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만영이 뱃속 아기가 태어나면 너도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거다." 그는 말하면서 소만리의 손을 짓밟고 그녀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그녀는 아프다고 소리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 기모진은 말없이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만리 눈에는 그가 그저 묵인하는 것 같았다. "모진아, 나 얼굴이 너무 아파. 얼굴에 상처 생기면어떡하지?" 소만영이 울며 하소연했다. 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소만리 옆을 지나갔다. "맞아도 싸." 기모진은 소만리를 지긋지긋하게 노려봤다. 그리고 그는 소만영을 안아주며 말했다. "바보야, 네 얼굴을 예전처럼 예쁘게 해줄게, 방에 가서 좀 쉬자." 기모진의 말이 소만영에게는 웃음을 줬고, 소만리에게는 아픔을 줬다. "나 괜찮아, 만리한테 가봐, 만리가 또 질투하면 어떡해." 소만영은 가식적으로 기모진을 떠밀어냈다. "이런 뻔뻔한 여자는 질투해 죽는다고 해도 신경 안 써.” 기모진은 소만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쳐 갔다. 그가 돌아서자 소구는 다시 소만리의 손을 쎄게 밟았다. 소만리는 이를 악물고 촉촉해진 눈망울로 소만영과 기모진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했다. 기모진이 방으로 들어가자 소구는 소만유의 어깨를 발로 걷어찼다. "오늘은 여기서 끝내는 줄 알아! 감히 또 만영이 괴롭히면 사람 시켜서 네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버릴 거야! 꺼져!” 소만리는 이를 악물고 힘겹게 일어서며 굴하지 않았다. "소만영이 나를 또 건드리면 때려도 난 잘못 없어!” 소구는 소만리가 그렇게 말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소구가 정신을 차렸을 때 소만리는 이미 가버리고 없었다. 소만리가 소 가 집에서 나오자 전예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그 나쁜 년 손을 부러뜨렸어야 했는데! 그년이 반지 디자인 초고 그려 주고 돈 번다며!”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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