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장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들 사이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하게 변했다. 하지만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도 미묘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
기모진은 소만리를 끌어안고 3분가량의 거리를 걸었다.
거의 이십 년이 흘렀지만, 리모델링을 했을 뿐 보건소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들은 보건소에서 상냥하게 소만리를 치료해주었던 여의사를 다시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백발의 그녀는 정년 퇴직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이 일에 대한 애착으로 여전히 여기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모진이 소만리를 안고 진찰실로 들어가자 그 의사는 한 눈에 기모진을 알아보았다.
"아~ 그 때 그 총각이구나, 기억나. 얼굴이 그때랑 별반 다를 게 없네."
그 의사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소만리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잠시 뒤 상처를 붕대로 잘 감아주었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드렸다.
여의사는 방긋 웃으며 돋보기를 잡고 소만리를 유심히 살폈다.
"그 해에도 둘을 보니 꼭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같이 다니고 있군요."
소만리는 깜짝 놀라 자신이 계속해서 하던 고민을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다. 그리곤 일부러 의심스러운 척하며 물었다.
“그 해라면.. 혹시?”
"맞아! 그 때도 이 총각이 아가씨를 업고 이렇게 왔었죠.. 그 여름날에, 아가씨를 업고 그 마을길을 달려 왔으니까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어.. 걱정을 얼마나 하던지 말할 것도 없고! 그 두 아이들 모두 그 당시에 유난히 참하게 생겨서 이 늙은이가 잊지 않았지요.”
그녀 말고도 그 때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그러나 이 사람은 그 때의 기모진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오래 전에 그 기억을 지워 버렸다..
그녀는 옆에 서있던 기모진을 바라보았으나, 뜻밖에도 그의 얼굴은 유난히 어두웠고 두 눈썹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왜? 기무진… 당신이 혐오하는 그때가 생각나서 그러는 거야? 평생을 약속했던 전처가 생각나서?’
"됐어요! 젊은이, 아내를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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