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장
차갑게 웃고 있는 소만리의 눈에는 빈정거림이 가득했다.
기모진.. 아직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그래서 예전의 소만리든 지금의 천미랍이든 모두 소만영에게 모함을 당해도 싸다는 건가?
너의 눈에는 소만영이 무엇을 잘못하든 모두 옳은 것으로 보이는 거지? 그런 거지?
소만리는 하이볼을 손가락으로 조용히 쥐었고 기모진은 무언가를 중얼대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서야 그는 밤처럼 깊은 검은 눈을 천천히 들고서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녀에게 빚을 졌어요."
그는 이와 같은 아리송한 답안을 내놓았다.
소만리는 왠지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무엇을 빚졌는데요?"
기모진은 소만리의 맑고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눈앞에 펼쳐진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제가 그녀에게 약속했던 것을 해주지 못해서, 그냥 다른 방법으로 보상해주려고 합니다."
그의 대답을 듣고 소만리는 나지막이 비웃었다.
소만영에 대한 약속을 못 지켜서 보상을 하겠다고?
그런데 기모진.. 당신은 나와 한 약속을 지킨 적이 있던가? 나에게 어떤 보상을 해줬지?
내가 어렸을 때 당신을 알았던 과거를 이야기했을 때 당신은 나를 완전히 부정하고 그 때의 약속도 부정 했었어.
"미안해요. 더 이상 못 있을 것 같은데요."
소만리는 가볍게 웃으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야 하죠."
"그 날 제가 당신을 구했으니 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죠. 그럼.. 당신이 이 일을 계속 따져 묻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나에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
기모진은 그렇게 간단명료하게 소만리의 말을 이어받았다. 그녀는 의아한 듯이 눈을 크게 뜨고 살짝 취기가 올라있는 조각 같은 얼굴의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천리야.. 모천리..
지난 십여 년 동안 어찌해서 뭐가 옳고 그른지 분간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남자를 그리워하고 사랑했니?
"그렇다면 제가 도와 드릴게요."
소만리는 하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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