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6장
강자풍은 눈앞의 광경이 마치 꿈결처럼 느껴졌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점점 더 눈앞의 현실이 실감 났다.
배드민턴 라켓을 흔드는 여자아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눈앞에 생생했다.
여자아이의 뒷모습은 그에게 형언할 수 없는 친근감을 주었다.
바로 그때 여자아이와 배드민턴을 치는 남자가 강자풍을 보았다.
그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집사였다.
그는 강자풍을 보자마자 하던 동작을 멈추고 공손하게 강자풍을 향해 인사를 했다.
“도련님 오셨어요.”
그 말을 듣자 여자아이도 멈칫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강자풍에게 시선을 돌렸다.
순간 강자풍은 강렬하게 비치는 석양 사이로 소녀의 밝고 맑은 웃음이 어우러져 이루 말할 수 없는 몽환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또렷한 윤곽에 오밀조밀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한 공예품처럼 소녀의 얼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봄날에 피는 들꽃처럼 청초한 미소를 그에게 안겨 주었다.
소녀는 그에게 다가와 작은 입을 벌리며 말했다.
“자풍 오빠, 이제 왔어?”
자풍 오빠.
강자풍의 귀에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는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의 그것처럼 아름답고 감미로웠다.
강자풍은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고 소녀는 그런 강자풍을 향해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겼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자 강자풍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분명 낯선 순간이긴 했지만 지금 그가 느끼는 이 촉감, 따스함은 너무나 가슴 벅찬 감동이어서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소녀를 껴안고 사르르 녹아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숙제는 다 했어?”
“자풍 오빠 나빠. 금요일인데 좀 쉬라고 하면 안 돼?”
소녀는 애교스럽게 강자풍의 품에서 나와 방금 놓아둔 배드민턴 라켓을 다시 주웠다.
“자풍 오빠, 나랑 배드민턴 치자.”
소녀가 고집을 부렸다.
아니, 이 정도는 고집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강자풍의 눈은 이미 소녀에게 녹아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 생기 넘치는 소녀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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