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0장
소만리는 어떤 두려움이나 주저함 없이 당당하게 그녀를 마주했다.
“내가 듣기론 이미 떠났다던데 왜 갑자기 다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거지? 그것도 미행을 하면서까지. 또 무슨 달갑지 않은 말을 하려고 이래?”
소만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호정은 소만리의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고 눈빛이 가라앉았다가 이내 자신도 소만리를 따라 옅은 미소를 지었다.
“네, 그래요. 당신만큼 나도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아요. 그렇지만 갈 때 가더라도 친한 ‘언니'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겠기에 찾아온 거예요.”
호정의 말속에는 뼈가 있었다.
소만리는 ‘언니'라는 말이 이렇게 복잡한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일 줄은 몰랐다.
보아하니 호정의 눈빛에는 강한 불만과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아마도 호정은 가기 전에 소만리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찾아온 것 같았다.
하지만 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오히려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했고 어떤 감정의 기복도 없었다.
“그럼 근처 카페에 가서 작별 인사나 나눌까?”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당신이랑 그럴 시간도 없구요.”
호정의 말투는 굉장히 호전적이었고 여전히 거만하고 도도했다.
“흥흥,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봐.”
소만리도 전혀 움츠러들 생각이 없었다.
호정은 소만리의 담담한 모습이 매우 언짢고 거슬리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가 갑자기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정말 부럽네요.”
호정의 눈에 선망의 빛이 비쳤다.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 있으니까요. 특히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니 정말 부러워요.”
호정의 말을 듣고 보니 소만리의 마음속에 다시 한번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이 밀려들었다.
“소만리, 사실 당신 눈에는 내가 우습게 보이죠? 기 사장님과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양 당당하게 잘난 척하더니 결국은 그것이 다른 사람이 꾸며낸 자작극이었을 뿐이란 걸 알았을 땐 더 우스웠을 거예요. 그보다 더 우스운 것은 내가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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