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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9장

소만리는 거침없고 당당한 자세로 영내문의 모친에게 유서를 건넸다. “가져가세요. 인터넷에 폭로를 해서 댓글 부대를 동원해 날 공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내 막내아들보다 더 순진한 거예요.” “...” 영내문의 모친은 연거푸 퍼붓는 소만리의 반박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소만리가 들고 있던 유서를 빼앗고는 화가 난 듯 소만리를 가리켰다. “소만리, 기 씨 집안과 모 씨 집안이 당신 뒷배에 있다고 너무 기고만장해 있지 마세요. 내가 기어코 이 일을 인터넷에 폭로할 거예요. 그 후에 당신이 얼마나 우쭐해하는지 내가 똑똑히 지켜볼 거예요! 흥!” 영내문의 모친은 성난 눈으로 소만리를 쏘아보며 휙 돌아섰다. 영내문의 모친이 떠나자 소만리는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 없어져서 속이 후련했지만 예선은 짐짓 소만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소만리, 너 언제 영내문을 찾아갔었어?” 일이 이렇게 되자 소만리도 더는 예선에게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만리가 입을 떼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기모진이 한발 먼저 입을 열었다. “소군연과 영내문이 다음 주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 듣고 오늘 일부러 찾아간 거였어. 아마 그 일로 소군연이 영내문을 의심하면서 결혼을 꺼려 한 것이 일의 발단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기모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의 통찰력은 역시 대단했다. 소만리 역시 기모진의 생각에 동의했다. 소군연이 영내문과 소만리의 대화를 듣고 영내문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자 영내문은 기억을 잃은 소군연이 자신을 믿게 할 좀 더 강한 장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영내문은 자살을 가장하게 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예선은 이 얘기를 듣고 나서 도저히 침착할 수가 없었다. “군연과 영내문이 결혼한다고? 다음 주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예선은 이 소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예선아, 지금은 냉정해야 해. 소군연 선배는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영내문한테 이용당했고 영내문은 그런 선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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