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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9장

소군연은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못했다. 왜냐하면 영내문과 가짜이긴 하지만 약혼식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예선의 얼굴을 보고 나니 기분이 확 밝아졌다. “정말? 정말 나와 결혼하고 싶어?” 소군연은 예선을 꼭 껴안고 기쁨과 기대를 맘껏 표현했다. 예선은 미소 지으며 소군연의 품에서 나와 소군연의 다정한 눈빛을 마주 보았다. “물론이죠. 안 그러면 내가 오늘 여기 왜 왔겠어요? 설마 내가 질투 나서 온 줄 알았어요?” “하하. 맞아. 내 여자친구가 날 못 믿고 질투하는 줄 알았어.” 소군연은 농담을 했다. “그럴 리가요? 난 당연히 내 남자친구를 믿죠. 하지만 질투가 전혀 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예선도 같이 웃었다. 그러나 속고 있는 소군연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 안쓰러운 심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금 소군연 혼자 유일하게 속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이 약혼이 정말 형식적인 가짜라고 생각했고 영내문이 친절하게 도와주고 있는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할아버지 병세가 악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를 속이고 있는 것이었다. 예선은 소군연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영내문과의 거짓 약혼식도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소군연은 예선의 대답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갑자기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는 예선과 연애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평생 자신이 지키고 싶은 단 한 사람이 예선임을 확신했다. 지금이 딱 그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소군연은 갑자기 말이 없어졌고 대신 심장 박동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상의 주머니를 만졌다. 소만리가 특별히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 준 청혼 반지를 지금 예선에게 끼워주고 싶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더 깊숙이 찔러 보았다. 그럼에도 거기 있어야 할 벨벳 상자가 만져지지 않았다. 소군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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