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2장
”소군연 선배가 날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정말이지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
예선도 소군연 선배가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예선이 말을 마치자 하필 그때 소군연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지만 예선은 그의 전화인 줄 알면서도 받지 않았다.
“예선아, 어서 받아.”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예선은 어쩔 수 없는 사랑의 아픔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선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소만리는 예선 대신 얼른 전화를 받았다.
“예선!”
전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소군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예선은 아마도 오랫동안 그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 같았다.
소만리는 바로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소군연 선배, 저예요.”
그러자 소군연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소만리?”
“네, 저예요. 지금 예선이랑 같이 있었어요. 예선이는 지금 화장실에 갔구요.”
소만리는 핑계를 대며 조마조마한 눈빛으로 예선을 힐끔 바라보았다.
예선도 사실은 그의 전화를 받고 싶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군연 선배, 방금 예선이 보니까 얼굴이 말이 아니게 엉망이에요. 기분이 많이 좋지 않은가 봐요.”
소만리는 소군연이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했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병으로 쓰러지셨어. 의사는 할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아 남은 시간이 많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어.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손자인 내가 가정을 꾸리는 걸 보고 싶다고 하셨지.”
“그럼 좋은 날을 택해 예선이랑 빨리 약혼하면 할아버지께도 위안이 될 거예요.”
소만리는 일부러 모른 척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소군연은 안타까운 듯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나와 영내문이 결혼하길 원하셨어. 영내문의 부모님은 예전에 우리 집안과 이웃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난 자주 그녀를 봤지만 고등학교 들어간 후부터는 많이 못 봤어. 할아버지와 부모님은 그녀를 아주 예뻐하셨지.”
“가족이 영내문과 결혼하길 원한다는 뜻인가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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