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1장
소만리는 일어서서 호정에게 손을 뻗었다.
“일어나.”
소만리의 목소리를 들은 호정은 고개를 들었고 눈앞에 보이는 소만리의 손을 보고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자신이 잘못 본 것일까?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해서 꼭 적이 될 필요는 없잖아?”
소만리는 웃으며 되물으며 호정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갔다.
호정은 소만리의 온화한 미소를 보면서 속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마침내 호정의 입에서 사과의 말이 나왔다.
조금의 위선도 보이지 않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의 말이었다.
소만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해하는 그 마음, 받아줄게.”
소만리는 말을 하면서 호정에게 재촉하듯 자신의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호정은 바로 소만리의 의도를 파악했고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뻗어 소만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사방에서 칼날 돋친 겨울 찬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을 통해 전해오는 따뜻함에 온 세상이 훈훈하게 느껴졌다.
소만리의 따뜻한 마음이 호정의 손을 통해 그녀의 마음에도 닿는 것 같았다.
“고마워요, 소만리.”
호정은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조금 이따 바로 인터넷에 밝힐게요. 지금까지 일들은 모두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을 뿐 당신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야죠.”
“경도에선 그런 가십거리가 매일 쏟아지고 있으니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당신이 이전에 일으킨 소란 때문에 소만리의 명성에 다소 영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니까 당사자가 해명할 필요는 있다고 봐.”
기모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강조했지만 지금 그의 눈빛은 조금 전처럼 매섭고 차갑지는 않았다.
호정은 기모진의 말뜻을 이해했고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소만리에 대한 부러움이 물씬 피어올랐다.
“기 선생님은 아내에게 정말 자상하신 것 같아요.”
“남편이 아내를 자상하게 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기모진은 부드러운 시선을 소만리의 옆얼굴로 옮겼다.
“소만리, 그럼 우리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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