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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장

소만리가 이렇게 말하자 기모진은 잠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만리, 나 서재 밖에 있을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기모진은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 나가려고 했다. 그때 소만리가 그의 손을 잡았다. “모진, 당신 다리 아직 다 안 나았으니까 최대한 움직이지 말아야 해. 내가 방으로 가 있을게. 당신은 여기 있어.” 말을 마친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놓고 서재 문으로 향했다. 기모진의 마음이 갑자기 허전해졌다. 기모진의 다리도 부상당하긴 했지만 지금 그녀의 다리도 화상으로 다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녀가 가장 아픈 곳은 마음이었다. 기모진은 정말 화가 났다. 당시 잠깐 방심한 탓에 시중의 행동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케이크가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머릿속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는 그때의 상황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어떻게 그가 소만리 이외의 여자에게 손을 댈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도 이런데 하물며 소만리는 어떻겠는가. 소만리는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조용히 앉아 기모진과의 결혼사진을 뒤적거렸다. 이윽고 위청재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고 위청재는 아이가 엄마한테 가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소만리는 아들을 안았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니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근심도 점차 사라졌다. “똑똑똑.” 부드럽고 낭랑한 노크 소리가 가락이 있는 장단처럼 들려왔다. 소만리는 눈을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누가 문을 노크하는지 그는 이미 알 것 같았다. “들어와요.” 그녀가 입을 열자 바로 방문이 열렸고 기모진이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만리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의 미간에도 자애로운 부정이 자연스럽게 피어올랐다. 기모진은 침대 곁으로 가서 앉았고 아이는 그를 보자 작은 입을 벌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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