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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장

이 사람은 다름 아닌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에 기모진과 함께 있었던 그 시중이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찾고 있었고 이 시중이 기모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소만리는 한걸음에 달려갔다. 소만리는 이 시중의 이름이 무엇인지 몰라 부르기도 어려웠고 해서 얼른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만리가 시중을 향해 달려가는데 갑자기 시중이 돌아섰다. 시중은 소만리를 보지 못한 듯 곧장 어떤 방 앞으로 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밀고 들어갔다. 소만리는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들어서 재빨리 뒤쫓았다. 방 문이 닫히려는 찰나에 소만리는 얼른 손을 넣어 문을 밀고 들어섰다. 그녀가 막 방에 들어서자마자 안에서 시중의 가냘픈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원래는 그냥 가려고 했는데 막상 가려니 아쉬워서 다시 왔어요. 그런데 기 선생님이 이렇게 깨어나셨을 줄은 몰랐네요.” 소만리는 시중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고 잠시 그 자리에 멈추었다가 바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순간 소만리는 상반신을 벗고 침대에 앉아 있는 기모진을 보고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기모진은 의식이 아직 제대로 깨어나지 않은 듯 가늘고 긴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눌렀다. 그의 짙은 눈썹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고 안색도 몹시 나빠 보였다. 소만리는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감정을 추스렸다. “모진.” 기모진이 소리를 듣고 관자놀이를 누르던 손짓을 멈췄고 침대 옆에 서 있던 시중과 함께 고개를 돌려 소만리 쪽을 보았다. 소만리가 눈앞에 보이자 그는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가씨, 어떻게 아가씨가 여길?” 시중은 소만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되물었다. “아가씨는 겸이 도련님과 결혼식을 올리고 있지 않았어요? 왜 여기 나타났어요?” 시중은 의아한 듯 물었고 소만리는 덤덤한 표정으로 시중을 쳐다보다가 곧장 기모진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옷을 주워 들고 손으로 깨끗이 정돈한 후 기모진의 몸에 걸쳐 주었다. “아가씨, 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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