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장
소만리는 고승겸을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의 입만 쳐다보는 주변 사람들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
“당연히 전 최면에 걸리지 않았죠.”
소만리는 간단명료하고 확고하게 대답했다.
고승겸은 그녀의 대답에 만족했지만 갑자기 그의 마음속에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만리의 대답이 너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최면에 걸리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한편 소만리의 말을 듣고 고승근의 어머니는 냉소를 흘리며 끼어들었다.
“지금 농담하자는 거야? 최면에 걸린 사람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최면에 걸렸는지 아닌지 스스로 알고 말할 수 있겠어?”
“당신 말이 맞아요. 최면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최면에 걸렸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잘 몰라요. 최면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부인, 저 소만리는 분명히 최면에 걸리지 않았어요.”
소만리는 살짝 눈빛이 달라진 고승겸에게 시선을 던지며 단호하고 힘찬 어조로 말했다.
“왜냐하면 최면이 풀렸으니까요.”
“...”
고승겸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소만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야말로 그는 충격에 빠져 버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소만리의 최면이 또 풀렸다고?
지난번처럼 가장 중요한 이 순간에?
그럼 그의 모든 계획은 또다시 중단되어 버린단 말인가?
아니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고승겸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그는 할아버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황급히 소만리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소만리,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소만리는 예쁘장한 입술을 들썩거리며 말했다.
“내가 지금 사람 말을 하고 있는 건데 왜 고 선생은 못 알아듣는 거야?”
“...”
소만리의 말에 고승겸은 깜짝 놀랐다.
고승근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주변의 하객들이 모두 서로 쳐다보며 영문을 몰라했지만 소만리의 눈빛으로 그들은 뭔가 대충 짐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속에 있던 여지경도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고승겸은 여전히 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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