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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장

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기모진을 돌아보았다. 고승겸의 시선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고승겸은 기모진이 그녀에게서 뭔가 듣기 위해 미끼를 던지고 있는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고승겸은 걱정하지 않았다. 비록 전문적인 최면술사라고 하더라도 소만리에게 걸린 깊은 최면은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하물며 최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기모진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소만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내가 뭔가를 여쭤봐야 하는 건가요?”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아직 내 이름을 묻지 않았잖아요.” 소만리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기모진이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 같아서 그녀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웃으며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기모진, 기모진입니다. 내 이름.” 기모진은 얼른 소만리의 질문에 대답했고 곧이어 계속 말을 이었다. “내 아내는 날 모진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해요.” “...” 소만리는 기모진의 깊고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혹시 부인께서 함께 오시지는 않으셨나요?” 기모진은 소만리의 밝고 활기찬 눈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녀도 왔어요.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요.” 소만리는 놀라워하며 기모진 뒤쪽으로 시선을 돌려 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순간 기모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추궁할 뜻은 없었고 예의를 갖춰 기모진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와 승겸의 결혼식에 와준 기 선생님과 부인께 감사드려요.” 기모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소만리씨는 나에게 고맙다고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사이에 평생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요.” 이 말을 듣자 소만리는 다시 한번 물었다. “기 선생님은 왜 그런 말을 하세요?” “네? 잊었어요? 그게 아니라면 혹시 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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