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장
”참, 내가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데 고승겸을 본 것 같아. 고승겸이 정말 당신을 보러 온 거야? 아니면 내가 잘못 본 거야?”
소만리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잘못 보지 않았어. 날 찾아왔었어.”
기모진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도대체 왜? 뭐 때문에?”
소만리는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분명히 모든 일이 그 사람 때문에 일어났고 사실 남사택과 초요의 죽음도 그 사람 때문인데 왜 고승겸은 항상 자기는 조금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인격의 문제야.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거야. 고승겸은 자신감이 상당히 강한 사람이지. 정확히 말하면 자기 자신에게 자부심이 대단하다고나 할까.”
기모진은 일찍이 고승겸이라는 사람을 꿰뚫어보았다.
“고승겸은 학식이 풍부한데다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어. 게다가 최면술에도 대단한 능력이 있고 귀족이라는 명예까지 거닐고 있으니 사람이 도도할 수밖에.”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고 경외로운 눈빛으로 우러러보듯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그런 눈빛을 의아해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소만리, 뭘 그렇게 보는 거야?”
“내 남편을 보고 있어. 귀족 신분이라는 것만 다르지 내 남편도 모든 면에서 훌륭하고 출중한데 당신은 결코 자만하거나 하지 않잖아.”
기모진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활짝 웃었다가 이내 미안함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소만리. 나도 자만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때 당신을 저버렸겠어?”
이 말을 하는 기모진의 눈에는 여전히 그녀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소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손을 내밀어 기모진을 안았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을 알고 마음이 금세 따뜻해지고 뿌듯해졌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소만리에게 끼친 상처는 그녀가 그를 용서할지라도 그 자신은 결코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았다.
소만리는 기모진과 상의한 끝에 고승겸의 집으로 가서 남연풍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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