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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장

소만리는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과감하게 떠났다. 길가 표지판에 쓰여진 사월산이라는 세 글자가 바늘처럼 그녀의 마음을 찌르는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자기 마음속의 유일한 깨끗한 곳이 더러워지는 기분이었다. 너무 더럽다. 기모진이 쫓아오자, 소만리는 온데간데없고 사월산에서 멀어지는 택시 한 대만 보았다. 기모진의 마음이 사월산 바다에 가라앉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떠났다. 3년 전에 떠났다. 기모진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일깨웠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다. "모진아, 왜 그래?" 소만영이 부리나케 달려와 기모진의 행동과 표정을 알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차에 타.” 기모진은 소만영을 덤덤하게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소만영은 급히 차에 탔다. 결국 그녀의 연기는 끝났지만, 그녀는 정말 바다에 뛰어들 생각이었다. "모진아, 내일모레 내 생일인데, 사실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란군이가 이제 많이 커서 사람들이 사생아라고 말하는 거 알아들을까 봐 걱정돼… 그래서 말인데… 우리 결혼하자." 기모진이 차를 잠시 멈추고 그윽한 눈빛으로 글썽이는 소만영을 쳐다봤다. "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 줄 수 있어?” 소만영은 기모진의 눈빛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모진아, 네가 알고 싶은 거라면 모두 말해줄게." "그때 소만리가 임신했던 거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지?" 소만영은 기모진이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만리가 나한테 임신했다고 말한 적 없어" "그래? 기모진이 의미심장하게 되묻고 다시 출발했다. 그의 눈빛에 소만영은 놀라며 당황했다. 그녀는 몰래 주먹을 쥐고, 갑자기 나타난 천미랍을 욕했다. 소만영은 천미랍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기모진의 자신에 대한 의심과 소만리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모진은 소만영을 모가 집으로 돌려보낸 후, 혼자 묘지를 찾았다. 황혼빛이 그의 뒤로 붉게 물들었다. 늦여름의 맑은 바람에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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