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장
소만리의 말과 동시에 기모진은 잡고 있던 소만영의 손을 뺐다.
소만영의 행복한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모든 사람이 목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자 작고 가녀린 그림자가 보였다.
소만리였다.
소만리는 옅은 화장을 하고 우아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칼자국이 선명했지만 그녀의 눈은 여전히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모든 사람이 기모진의 전처 소만리를 알아봤다. 하지만 맹인인 그녀가 죽음을 앞 둔 몸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걸어가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발을 디디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소만리와 눈을 맞추려고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그에 대한 짙은 사랑과 미련을 찾을 볼 수 없었다.
소만리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불안했다. 소만리는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그녀의 발걸음은 모두 모험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화장을 했지만 초췌함과 피곤함을 여전히 감출 수 없었다.
소만영은 다가오는 소만리를 증오스럽게 바라보았다. 기모진이 소만리를 보자 소만영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모진아…" 소만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연약하게 기모진에게 기댔다.
그러나 기모진은 소만영을 외면하고 소만리 쪽으로 걸어갔다.
"소만리, 네가 여길 왜 왔어!" 사화정이 제일 먼저 소만리를 막아섰다.
사화정의 저지에 소만리는 어쩔 수 없이 멈춰 섰다. 그녀는 사화정이 바로 앞에 서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가 지금 증오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건 보이지 않았다. 그저 가슴 속 고통만이 또렷하게 타오를 뿐이다.
"경비원! 빨리 와서 이 여자 쫓아내!" 모현이 크게 소리쳤다.
소만리는 웃으며 베일 듯한 아픔을 삼켰다. 그녀는 빛을 잃은 눈으로 앞을 바라봤다.
기모진과 소만영을 제외하고 약혼식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소만리의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곧 경비원이 와서 소만리를 쫓아내려고 하자 기모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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