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전 여자 친구가 건네는 축하 인사
이가인은 혜임 병원에 외모도 출중하고 능력도 좋은 혼혈 미인 염혜원이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혜임 병원은 부지면적이 아주 컸고 과마다 건물이 나뉘어 있었기에 평소 마주칠 일이 적었다. 그럼에도 이가인은 단번에 박희원 곁의 사람이 누군지를 알았다. 박희원은 흉부외과였기 때문이다.
이가인이 염혜원을 바라볼 때 염혜원도 이가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오히려 박희원이 난처한 것처럼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머, 우연이네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이가인은 옆에 있던 정승진의 안색이 살짝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정승진이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웃음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정 교수님, 내일 시간 있으세요? 저녁에 같이 식사하실래요?”
병원이 아무리 커도 소문은 늘 빠르게 퍼지는 법이었다. 박희원은 이가인이 수간호사가 된 일로 정승진이 정형외과 의료진들에게 밥을 사주기로 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염혜원이 옆에 있으니 알면서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무슨 특별한 날인가요?”
정승진이 애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가인 씨가 수간호사가 됐거든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밥을 사려고요.”
박희원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요. 내일 전 심야 근무라서 갈 수 없어요. 다음번에는 제가 사드릴게요.”
이가인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교수님은 이번 기회에 같이 회식을 한 번 할 생각이라서요.”
염혜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축하해요.”
이가인은 염혜원이 갑자기 입을 열 줄은 몰라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고마워요, 교수님.”
염혜원은 약간의 회색빛이 도는 푸른 눈으로 이가인을 바라보았다.
“절 아세요?”
이가인은 미소를 지었다.
“들어본 적 있어요.”
염혜원도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저도 이가인 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가인은 그 대화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염혜원이 그녀를 향해 악의를 표출한 건 아니다. 다만 박희원의 표정이...
차라리 우는 것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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