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그 간호사 사랑해?
정승진은 걸음을 멈추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별별 생각을 다 하네.”
염혜원이 말했다.
“아니야? 아니라면 왜 나랑 만나지 않으려는 건데?”
“내가 왜 널 만나야 하는데?”
“혜임 병원까지 왔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거 너무 유치하지 않아?”
정승진이 말했다.
“내가 혜임 병원에 온 건 세희 선배가 날 찾았기 때문이야. 믿기지 않는다면 알아보든지. 자꾸 헛짓거리하지 말라고.”
염혜원은 전혀 화가 나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여전히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승진 씨, 승진 씨가 날 탓하는 건 나도 알아. 나도 승진 씨에게 감히 용서해달라고 할 생각은 없어. 승진 씨랑 만나려고 하는 건 얼굴 보고 직접 사과하고...”
정승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필요 없어.”
염혜원은 잠깐 침묵했다.
“난 단 한 번도 내가 잘못했다는 걸 부인한 적이 없어. 화를 내도, 나랑 헤어져도, 날 원망해도 괜찮아. 나한테 복수하고 싶다면 그것마저도 이해해. 하지만 너 스스로를 이용해서 내게 복수하려고 하지는 마.”
“승진 씨 그 간호사 사랑해?”
정승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누굴 사랑하든지 너랑 무슨 상관이야?”
염혜원이 말했다.
“승진 씨 그러는 거 너한테도, 그 간호사한테도 상처가 되는 일이야.”
정승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설교하려고 들지 마. 나는 절대 사람 마음을 가지고 놀면 안 된다고 가르침 받고 자랐어. 갑자기 나랑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라도 생긴 거야? 나도 굳이 너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 양다리라니, 얼토당토않은...”
그는 역겹다는 말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정승진은 결국 그 말을 입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일단은 그가 받은 가정교육이 그걸 용납하지 않았고 또 자신이 화를 내고 있다는 걸 갑자기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더 이상 추한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염혜원이 말했다.
“승진 씨, 미안해.”
정승진은 슬픔보다는 모욕감을 더 많이 느꼈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사과하고 싶다고 했지? 그래. 앞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마. 만약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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