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정승진과 연애해?
‘정승진 교수가 설 필요도 없는 당직을 서는 건 이가인 간호사 때문이다.’
요즘 병동 내에서 이러한 말이 자주 돌기는 하지만 원래 소문이라는 게 부풀려지기도 하는 거라 사람들은 해당 소문을 그저 단순히 가십거리 즐기는 정도로만 믿었다.
그런데 막상 새벽 5시경 아무도 없는 수술실 앞에서 서로 스킨십하며 투덕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가 없다는 말이 확 와닿았다.
그렇게 하룻밤 사이에 소문에는 신빙성이 생겨났고 이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시 한번 바뀌었다.
이가인은 일면식도 없던 다른 과 의사와 간호사들이 인사를 건네오자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나중에야 자신과 정승진의 소문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의 소문은 당연하게도 비단 의료진들 사이에서만 퍼진 건 아니었다.
일전 그녀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던 중년 여성이 갑자기 이가인을 불러내더니 다 알고 왔다는 듯한 얼굴로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아이참, 정승진 교수님과 사귀는 사이면 그렇다고 얘기해주지 그랬어요.”
“네? 그런 거 아니에요!”
이가인이 빨개진 얼굴로 반박했다.
“알아요. 병원 규정상 얘기 못 하는 거죠? 그래도 내가 주책 떨기 전에 얘기해주지. 괜히 그런 말을 해서 마음이 불편했잖아요.”
중년 여성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이가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뭐라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황선아가 조금 다급한 얼굴로 그녀를 찾아왔다.
이에 중년 여성은 이만 가보겠다며 병실로 돌아갔고 이가인은 한숨을 한번 내쉰 후 황선아에게 물었다.
“왜 그래?”
“가인 씨, 나 좀 도와줘!”
황선아가 간절한 얼굴로 외쳤다.
“무슨 일인데?”
“방금 이모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이모부가 무거운 걸 들다가 허리가 완전히 나가셨대. 이 시간에 국립 병원으로 가봤자 유명한 선생님들은 이미 다 퇴근하고 없으셔서 차라리 혜임으로 오시라고 했어. 가인 씨, 그래서 말인데 우리 이모부 수술 좀 해달라고 가인 씨가 정 교수님한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