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이경서는 한 바퀴 돌더니 근처에서 럭키를 데리고 왔다. 녀석은 나를 보더니 매우 반갑게 짖으며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오래 혼자 놔뒀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듯했다.
나는 럭키를 품에 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와 동시에 이경서는 백미러를 통해 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말했다.
“혹시 앞에 있는 지하철역 근처에 내려주실 수 있어요? 부탁할게요.”
“럭키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려면 불편하지 않겠어? 어디 가려고? 내가 데려다줄게. 마린 코브로 가?”
마린 코브는 강도현의 별장이 있는 지역이었다.
물론 이경서의 부모님도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아침에 마린 코브에서 나를 태운 걸 기억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그냥 지하철역에 내려주세요.”
“어젯밤 누구 집에 있었어? 마린 코브면 상당히 재력이 있을 텐데 굳이 100만 원을 위해 이럴 필요가 있을까? 아니면 그저 하룻밤이야? 혹시 가정이 있는 사람이야?”
나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이경서가 갑자기 이 일에 대해 왜 이렇게 호기심을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거의 집요하게 물어보고 있었다.
다만 강도현의 별장에서 나오는 걸 보지 못했기에 다행이었다. 아니면 오늘 그 사실을 강재욱에게 알려줄 게 분명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경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됐어. 말하지 않아도 돼.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 네 인생이고 네 선택인데 뭐 어쩌겠어. 세상은 결국 자기가 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니까.”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자기가 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 오히려 웃겼다.
그들은 어릴 적 내가 송지우를 차가 다니는 도로에 밀어버린 것도 모자라 우리 가족이 그를 파양하고 보육원에 보내면서 그녀가 힘들게 자랐다는 말을 듣고 나를 비롯해 우리 가족까지 괴롭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었고 부모님도 입양했던 아이를 쉽게 파양할 분도 아니었다.
나는 그들의 말도, 송지우의 말도 믿지 않았다.
이경서는 나를 지하철역 근처에 내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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