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내가 말을 마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권미연이 갑자기 내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그러자 내 뒤에 서 있던 중년 남성이 급히 앞으로 나와 단숨에 그녀를 밀쳐냈다.
“어린 애를 붙잡고 뭘 하는 겁니까!”
권미연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알겠다, 네 이 년이 새로 사귄 남자구나?”
“당신 나이가 몇이에요? 마흔은 넘었겠죠! 아버지뻘이나 되는 사람이 이 년을 감싸주려고 우리 집안을 괴롭히러 온 거예요?”
나는 그녀를 무시한 채 곧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권미연은 여전히 내 시력이 돌아온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대신 중년 남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후, 나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 소파에는 술에 취한 당숙이 곯아떨어져 있었다. 나는 작은 창도 없는 좁은 창고방으로 들어가 몇 안 되는 옷과 부모님이 남겨주신 소중하지만 금전적 가치는 크지 않은 물건들을 가방에 챙겼다.
그리고 권미연의 방에서 금목걸이와 금반지들을 모두 꺼내 깊이 잠든 서도원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막 나가려던 찰나, 계단을 뛰어 올라온 권미연과 맞닥뜨렸다.
“내가 네 멋대로 방에서 물건을 가져가게 놔둘 것 같아?”
그녀가 소리치는 바람에 서도원이 잠에서 깨어났고 그는 눈도 제대로 뜨지 않은 채 입에 욕을 달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권미연은 움찔하며 나를 향한 비난을 멈췄다.
나는 침착하게 가야금을 품에 안고 그녀를 밀쳐내며 문을 나섰다. 뒤늦게 방 안이 엉망이 된 걸 본 권미연은 급히 뛰어 들어갔고 나는 곧장 1층으로 내려가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 순간, 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왔다.
“이 나쁜 년! 내 금목걸이랑 금반지 훔쳤지? 두고 봐, 내가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나는 차창을 살짝 내리고 차분히 말했다.
“전 숙모 물건을 훔치지 않았요. 제가 가져간 건 원래부터 제 것이었어요.”
권미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휴대폰을 꺼내 신고했다.
“경찰 불렀어! 내 금목걸이 네 개랑 금반지 세 개를 훔쳤어! 분명히 차 안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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