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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그러던 중 누군가가 나를 향해 손을 내들었지만 나는 쌀쌀한 눈빛으로 그 손을 바라보았다. 내가 손을 쓰려고 할 때 마디가 분명한 길쭉한 손이 나를 향해 뻗은 손을 잡더니 갑자기 나에게 불손한 말을 한 사람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 사람들이 순간 입을 다물었다. 내가 고개를 들자 고서준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누가 또 헛소리하려 하는 거야?” 고서준은 경성대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매우 눈에 띄었다. 그는 얼굴도 잘생기고 성적도 괜찮았으며 이지현과의 연애로 소문이 났기에 많은 사람이 고서준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의 집안 배경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순간 사람들은 감히 구경하지 못하고 곧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났다.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그 택배기사도 꽃다발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고서준은 내 손목을 잡고 학교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최근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을 충분히 당해서 일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고서준,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그는 귀가 먹은 것처럼 한 발자국도 멈추지 않고 그가 주차한 곳까지 가더니 마세라티의 문을 열고 나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에게 밀려 차에 들어가는 순간 내가 급히 차 문을 열자 고서준이 조용히 말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 차 문은 내가 잠궜어.” 그의 말이 끝나자 마세라티는 주차장을 떠났다. 나는 고서준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차 속도는 점점 빨라졌는데 나중에 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등을 떠미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나는 그가 큰길에서 나와 고속도로로 운전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스포츠카는 성능을 극대화로 발휘하고 있었고 무중력감에 나는 두려움이 밀려와 안전벨트를 꽉 잡았다. “고서준, 천천히 운전해!” 귓가엔 엔진 굉음만 들려왔는데 인간은 빠른 속도에서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낀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던 내 눈가에 생리적인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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