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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다음 날 아침, 나는 간만에 늦잠을 잤다. 일주일 동안 꼬박 수업했으니 아이들도 휴식이 필요했다. 나는 일어나서 집 청소를 간단히 마치고 텅 빈 맥주 두 캔을 휴지통에 버렸다. 어쩌면 나도 드디어 새로운 삶을 맞이할 수 있겠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여기 사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 없는데 과연 누굴까? 나는 살짝 의혹감이 들었다. 현관문 문구멍으로 보니 김정태와 김수연이 떡하니 나타났다.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수아야, 문 열어. 아빠야.” 김정태가 초조하게 문을 두드렸다. 대체 왜 우리 집에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고 짜증이 살짝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복도에 내버려 둘 순 없어 문을 열어주었다. 열자마자 두 사람이 안으로 쳐들어왔다. 김정태는 착잡한 표정이고 김수연은 속절없는 표정이었다. “그날은 아빠가 미안해. 대체 왜 너한테 그토록 화냈는지 모르겠어. 아빠 마음을 꼭 이해해줘야 해, 수아야. 지금 아빠가 사업에 몰두하다 보니 네 감정을 소홀히 하고 미처 배려해주지 못했어.” 갑자기 확 달라진 그의 모습에 나는 순간 아빠가 딴 사람으로 빙의된 줄 알았다. “다 아빠 잘못이야. 한 번만 용서해다오. 이젠 더는 아빠랑 싸우지 말자. 요즘 네가 줄곧 밖에 있어서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잘 지내긴 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몇 년 동안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없던 아빠가 지금 갑자기 이런 말들을 내뱉으니 마냥 낯설고 어색할 따름이었다. 내 감정을 조금만 고려했더라면 쉽게 이용하는 카드로도 여기지 않았겠지. 아빠에게 나는 마치 가격이 정해진 상품처럼 누가 돈을 더 주면 바로 채갈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또 혹은 그가 위로 올라가는 길에서 계단이 되어주어야만 했다. 나를 단단히 짓밟으며 숨 쉴 틈조차 안 줬다. 내가 아무 말 없자 김정태는 날카로운 눈길로 김수연을 째려봤다. 그녀에게 눈치를 주자 그제야 마지 못해 고개 숙여 나한테 사과했다. “미안해, 언니. 내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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