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장
지금은 그저 공부에만 매진해 실력을 키워 다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나의 단호한 때문인지 고서준은 조금 놀란 듯하다가 이내 모든 표정을 거두어들이며 내 손목을 풀어주었다.
고서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뒷걸음질 치더니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네가 누구를 만나든 만나지 않든 우리 사이에 접점이 생길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나는 미소를 한번 지은 후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쏟아냈다.
하지만 분명히 모든 걸 쏟아냈는데 머리가 시원해진 느낌이 들기는커녕 오히려 조금 더 복잡해졌다.
그리고 마음도 역시 아직 무언가가 아직 남아있는 듯 답답함이 풀어지지 않았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아마 상대가 고서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 사랑했던 남자라서 끝맺음이 시원치 않은 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정말 연애 따위에 할애할 시간이 없었으니까.
살아가는 것도 이렇게 힘든 데 남자를 만나 사랑을 키울 여유가 어디 있을까.
나는 내 꼴이 마치 뭍에 건져진 물고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아등바등하는 물고기 말이다.
나는 방으로 돌아가려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려 근처를 산책했다.
이대로 들어가면 장영민이 걱정할 게 분명했으니까.
단풍국은 여행하기 좋은 도시라 그런지 야경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달빛이 비쳐 반짝반짝 빛이 나는 호수도 아름다웠고 그 옆에 있는 작은 정원도 무척이나 예뻤다.
정원 옆에 있는 길을 따라가면 나무숲에 둘러싸인 작은 길이 나오는데 예쁜 등불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서 길을 밝혀주고 있어 무척이나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줄곧 이런 아늑하고 또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살고 싶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조금 먼 곳에 금발의 남학생 한 명이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손에 펜을 든 채 아무 말 없이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거리가 조금 멀었던 터라 그의 그림은 보이지 않고 남자의 움직임만 보였다.
구름이 가시고 달빛이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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