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나는 순간 심장이 빨리 뛰며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허리를 숙여 조심스럽게 종이학을 주운 후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가만히 종이학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힘 없이 내 손바닥 위에 쓰러져 있는 종이학을 보고 있자니 꼭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절로 들려오는 듯했다.
이 종이학에 얽힌 사연은 아마 나와 고서준밖에 모를 것이다.
그리고 이 종이학이 이곳에 떨어져 있다는 건 이곳에 고서준이 왔다 갔다거나 또 혹은 어딘가에서 몰래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시끌벅적한 학생들 속에서 내 손에 든 종이학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의 뜨거운 시선이 내게 닿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야 그거? 종이학? 너 이런 귀여운 거 좋아해?”
이혁은 사소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타입이라 내 손에 든 종이학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질문을 했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이 종이학으로 지난번에 느꼈던 감각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이걸 보니 누군가가 떠올라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누군가가 말이야.”
고서준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지만 수많은 증거들이 그가 여기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고서준은 정말 이곳에 있는 걸까?
아니면 이 모든 게 그저 우연일 뿐인 걸까?
나는 손에 든 종이학을 꽉 쥐며 해답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낯선 나라에서 어쩌면 정말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찾을 수 있지?
“집이 그리운 거지? 괜히 울적해지면 말해. 우리가 곁에 있어 줄 테니까. 그런데 지금은 일단 밥부터 먹자.”
장영민이 맛있는 음식들이 한가득 들어있는 식판을 들고 오며 말했다.
어떠한 감정은 굳이 타인에게 드러낼 필요가 없고 이제는 감정을 추스를 줄 아는 어른이기에 나는 별다른 말 없이 옅게 웃어 보이며 두 사람을 따라 자리에 앉아 식사했다.
점심시간이 끝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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