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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장

침대에서 일어나는 나는 창가로 다가가 이른 아침의 맑은 공기를 실컷 들이마시며 어젯밤 있었던 악몽과 기분을 떨쳐내려 했다. 햇살이 커튼을 뚫고 내 얼굴에 쏟아져 아주 따듯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으니 어제 있었던 일은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맞이해야 했다. 샤워하고 캐쥬얼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나는 바깥으로 나가 단풍국의 아침을 느끼려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놓아둔 반지를 끼는데 테이블에 놓인 종이학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어젯밤 호텔로 돌아온 나는 바로 자지 않고 색종이 한장을 꺼내 종이학을 접었다. 종이학은 연한 파란색이었다. 어제 자기 전에 분명 침대 옆 테이블에 놓았는데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게다가 반지를 놓아둔 곳도 미세하게 변해 있었다. ‘설마 어젯밤 꾼 꿈이 꿈이 아니었던 거야? 정말 내 옆에 왔다 간 건가?’ 나는 심장이 벌렁거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그 종이학을 찾아내려 했지만 방안에는 나 빼고 다른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요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넘쳐나는 그리움 때문에 어젯밤 꿈이 그렇게 현실감이 넘쳤던 거라고 생각했지만 종이학이 사라지면서 마음속에 다른 생각이 머리를 쳐들기 시작했다. 나는 어젯밤 있었던 일을 꿈이라고 믿었지만 마음이 자꾸만 이렇게 외쳤다. ‘어쩌면 정말 왔다가 갔을지도 몰라...’ 나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어 방안을 샅샅이 뒤지며 흔적을 찾아내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방문이 살짝 열려있는 걸 보고 마음속에 답이 생겼다. 어젯밤 그렇게 비몽사몽 잠에 든 건 내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고 의식을 잃은 것이었다. 고서준이 여기 나타난 게 아니라면 누군가 고서준의 모습을 하고 여기 나타난 게 틀림없었다. 나를 해치려면 그때가 절호의 기회였다. 제일 초라하고 제일 경계가 느슨해졌을 때 찾아와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상대의 목적이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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