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장
나민준이 다급하게 내 등을 토닥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혹시 나 때문에 울었어? 내가 너무 잘생겨서?”
나를 웃게 하려는 걸 알기에 나는 휴지를 집어 눈물을 닦았다. 몇 초 멈춘 후 말했다.
“나 아파트 하나 구했어요. 할머니를 그쪽으로 모셔서 이번 설은 거기서 보내고 싶어요.”
“아, 그래?”
나민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뭐야, 그런 거였어? 알았어 알았어. 할머니 모시고 가서 설 잘 보내자. 그러니까 울지 마.”
나민준은 또 휴지를 꺼내 내게 건네며 말했다.
“수아 씨가 그렇게 우니까 내가 괜히 미안하잖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내가 무슨 나쁜 짓 한 줄 알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휴지를 받아들었다.
“네. 이제 안 울게요.”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 그러다 나민준이 한숨을 쉬며 물었다.
“점심 뭐 먹고 싶어? 내가 사 올게.”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할머니 쪽을 돌아보았다. 눈가가 다시 뜨거워졌다.
“먹고 싶은 거 없어?”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나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말했다.
“조개찜이요.”
“그게 다야?”
나민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멀리 새마을까지 가서 음식을 포장해 올 수 있는데 고작 조개찜?”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민준은 잠시 서 있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가서 포장해 올게.”
그러고는 나가버렸다.
병실에는 나와 할머니만 남았다. 나는 할머니 손을 꼭 쥐고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어렸을 적 살림이 어려워 고기를 못 먹던 시절에 할머니는 나를 데리고 바닷가로 가서 조개를 주워 왔다.
겨우 한 번 맛있는 걸 먹을 기회가 생기면 할머니는 전부 나에게 양보하곤 했다.
“할머니, 죄송해요. 다시 태어나도 저는 여전히 할머니를 지키지 못했어요.”
설날이 다가와 나는 할머니를 돌봐주시던 간병인에게 잠시 쉬라고 했다. 밤에는 내가 병원에서 할머니의 곁을 지켰다.
나민준은 일이 있다고 해서 식사를 마친 후 그가 묵는 호텔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의사 회진 때 나는 할머니가 집에 가서 명절을 보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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