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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장

안부를 마친 후 우리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며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앨런 씨, 요즘 새 프로젝트라도 있나요? 다들 너무 바빠 보여서요.” “네, 큰 프로젝트를 맡았는데요. 다양한 요소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꽤나 정신없네요.” “그럼 저도 바로 작업하겠습니다.” 앨런은 모니터를 내게 돌려주며 이메일을 가리켰다. “곧 설이 다가오잖아요. 시에서 구정 테마로 한 디자인 대회를 열었어요. 직원들 디자인을 다 봤는데 그중에서 수아 씨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요?” 잠시 고민이 되었다. 할머니께 가봐야 하는데 대회에 참여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텐데 말이다. “뭐 고민되는 일이라도 있어요?” 앨런은 한쪽 손으로 자료를 정리하며 내게 물었다. “네. 집에 급히 가봐야 해서요.” 내 말에 앨런은 자료를 옆으로 밀어두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이 1억이에요. 2등은 6000만 원, 3등은 2000만 원이고요.” 그 말에 내 눈이 반짝였다. 할머니 병원비가 만만치 않아 돈을 더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저 할게요!” 확답을 듣고 앨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회 세부 사항은 따로 보내드릴 테니 준비 잘 해보세요.” 나는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잠시 더 대화를 나눈 뒤 집으로 돌아왔다. 집 근처 마트에서 컵라면, 소시지 같은 즉석식품을 잔뜩 샀다. 디자인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할머니께 가기 위해선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민준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일주일 안에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수아 씨, 이제는 완전 바쁜 디자이너 다 됐네. 나랑 할머니만 쓸쓸하게 남겨놓고 바람맞히고 말이야.” “선배, 농담 그만해요.” 나민준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왠지 모르게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구정 테마 관련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대략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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