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장
은산에 며칠 더 머물렀다. 할머니의 병세가 안정되는 걸 보고 나니 나는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동안 고씨 가문에서 매일 전화가 걸려 왔다.
매번 경성에 빨리 돌아와서 고소를 취하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정말 귀찮았다.
이지현 부모한테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고씨 가문이야말로 더 급한 상황인 듯했다.
나민준에게 여러 차례 당부를 하고 나서야 나는 어쩔 수 없이 경성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나를 기다리던 고씨 가문의 사람들을 만났다.
나를 보자마자 그들이 재빨리 다가왔고 그중 이 집사는 가볍게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수아 씨, 어르신께서 혼자 다니시는 걸 걱정하셔서 저희를 보내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 경찰서까지 가는 동안 저희가 전부 동행할 예정입니다.”
말은 겸손했지만 행동은 전혀 물러설 기세가 아니었다.
여러 명의 사내가 나를 가운데로 에워싸며 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과 함께 이동했다.
조금 불만이 있었지만 할머니를 빨리 모셔 오기 위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별다른 저항 없이 따라갔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중년의 남자가 우리를 맞이했다.
그는 확실히 높은 직급인 듯 이 집사에게도 굉장히 공손하게 대했다.
그의 안내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몇 가지 절차를 거친 후 나는 서류를 꼼꼼히 확인한 뒤 사인을 했다.
“이제 가도 되나요?”
나는 차갑게 물었다.
이 집사는 서류를 힐끔 본 후 사진을 찍고 나서야 허락했다.
“물론입니다. 수아 씨, 편히 가십시오.”
택시를 타고 다시 공항 근처의 아파트로 돌아오자 나민준이 보낸 메시지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하나씩 열어보니 할머니와 함께 찍은 셀카들뿐이었다.
“수아 씨, 비행기 탔지? 다음에 또 봐.”
“수아 씨, 방금 여성 간병인을 불러 할머니 몸을 닦아드렸어.”
“봐, 내가 할머니 잘 돌볼 수 있다고 했잖아.”
나도 감사 인사로 이모티콘을 하나 보낸 후 바로 경성에서 병을 잘 치료하는 병원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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