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고서준은 풀죽은 모습으로 자신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했다.
“왜? 나민준 때문이야? 나민준을 좋아하는 거야?”
“내가 누구를 좋아하든 너랑 상관없는 것 같은데?”
똑같이 질문하고 후다닥 자리를 벗어난 나는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환생해도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있네.’
이때 어느 한구석, 통통한 몸매의 한 여자가 우리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핸드폰에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은 바로 우리 둘이 아까 이야기했던 장면이었다.
이때는 날이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었다.
나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웠지만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이지현도 이때 똑같이 숙소에 도착했다.
맞은편 숙소의 친구가 묻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옆에 있는 친구의 팔짱을 끼더니 눈물로 호소하기 시작했다.
“다 김수아 때문이야. 걔 때문에 통보 처분을 받게 되었어. 어떡해. 흑흑흑.”
그녀의 룸메이트인 장윤지는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이지현이 감정을 추스르고 있을 때, 장윤지가 다가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지현아, 아까 내가 뭘 봤는데...”
이지현이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 윤지야.”
장윤지는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아무 말도 못 하고 핸드폰만 건넬 뿐이다.
“김수아, 나 너랑 사귀고 싶어.”
“괜히 노력하지 마. 우리 둘은 불가능하니까.”
“왜? 나민준 때문이야? 나민준을 좋아하는 거야?”
동영상 속 대화가 이지현 귀에 들어가면서 숙소는 순간 조용해지고 말았다.
룸메이트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이지현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질투가 활활 타오르던 이지현은 이미 준비라도 했다는 듯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울먹거리면서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윤지야, 알려줘서 고마워. 이 동영상 나한테 보내주면 안 될까?”
룸메이트들은 그녀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울지 마. 고서준 말고도 남자는 많고도 많잖아.”
“한 우물만 팔 필요는 없잖아?”
“맞아. 맞아.”
이지현은 손을 흔들면서 애써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서준 탓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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