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내가 말을 끝내자 김정태는 분노에 휩싸인 듯했다.
가슴이 몇 번 크게 들썩이더니 마침내 그는 책상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지금 당장 강 집사를 시켜 너를 할머니한테 보낼 거야.”
“만약 어디에서든 이 내용이 새어 나간게 밝혀진다면 네 할머니는 내일의 태양을 보지 못할 거야.”
...
김정태는 매우 교활했다.
할머니를 보러 가는 길에 그는 강철민에게 눈가리개를 주게 해서 내가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도록 했다.
차창도 완전히 닫혀 있었고 시야가 가로막혀 전혀 위치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차가 마침내 멈춰 섰다.
강철민은 내 팔을 붙잡고 실내로 들어선 뒤에야 눈가리개를 벗겨 주었다.
“아가씨, 여기입니다. 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반 시간 후에 모시러 오겠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강철민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갑자기 밝은 빛이 눈에 들어와 순간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별장 같은 곳이었다.
두 줄로 나열된 방들 끝에 하얀 벽이 보였는데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곳이 어딘지 알 수 있는 단서도 없었다.
핸드폰을 꺼냈지만 화면 오른쪽 상단의 신호 표시가 회색으로 변해 있었고 알 수 있는 건 시간밖에 없었다.
그때 앞에 있는 방에서 삐삐 하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들어 있는 듯한 모습으로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계셨다.
그러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나는 재빨리 침대 곁으로 가 할머니의 손을 붙잡았다.
얼마 전 김정태가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어 깨어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했을 때 나는 그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할머니, 할머니 일어나보세요.”
나는 할머니의 손을 내 얼굴에 대며 말했다.
“저 수아예요. 할머니, 저 할머니 보러 왔어요. 눈 좀 떠서 저 봐주세요.”
아무리 불러도 할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지난 생에서 할머니는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김정태가 할머니를 아무 데나 모셔 장례를 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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