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장 나를 꺼리지 않는다니

“가만히 있어!” 그는 화를 참으며 손에 피가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급히 강 의사가 나긴 의약 상자를 찾고 있었다. 남자의 입술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손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던 민서희는 왠지 모르게 손끝이 뜨거워졌다. 민서희는 박지환이 결벽증이 극도로 심하다고 똑똑히 기억했었는데 아까 한치의 거리낌도 없이... 미쳤나... “손 줘 봐.” 박지환은 노여움으로 가득 찬 어조로 말을 하고 있었지만, 행동은 자상했다. 그는 민서희의 다친 손에 반창고를 꼼꼼하게 동여맸다. 상처를 치료하고 나서도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민서희는 몹시 당황했다. “지환 씨, 화났어요?” “그런 질문 말고 따로 물어보고 싶은 건 없어?” 총을 들이밀고 협박하는 마냥 박지환은 열을 내고 있었다.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지환 씨가 화났는데... 예전처럼 막 분풀이를 하지도 않고 참고 있으니까 왜 그러는지 묻고 싶어서요.”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그녀를 보자 박지환은 심호흡을 하고 화를 삼켰다. 워낙 이러한 성격인 그녀는 눈이 멀었다 해도 마음먹은 일이라면 누구도 막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상처받을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으면 3년 전에 막무가내로 그와 결혼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걱정하지 말라며? 진료소에서 아주 많은 어린 아이들한테 옷을 만들어 준 적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 손에 상처는 왜 나는데!” 민서희는 애써 손가락을 감추며 해명했다. “괜찮아요. 이런 건 별것도 아니데요 뭐. 그리고 바느질이라는 게 작은 상처도 좀 생기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내가 너무 진지했다는 거야?” “그건 아니...” 민서희는 멍해졌다. 박지환이 왜 이토록 긴장해 하는지 이해가 안 됐던 것이다. “진료소에서 바느질할 때도 손 다치고 그랬어요. 워낙 바늘을 들고 하는 작업이니까 그럴 수도 있잖아요. 정말 괜찮아요.” “네가 괜찮겠지, 근데 난 아니야!” 이 말을 내뱉는 순간 민서희와 박지환 모두 화들짝 놀랐다. 민서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물었다. “지환 씨는 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