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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3장 아기가 그녀를 싫어하고 있다

민서희는 힘껏 난간을 쥐어 잡고 호흡을 힘겹게 몰아쉬며 정신적으로 붕괴 직전에 다다른 듯했다. 사람이 죽었다는 게 바로 이러한 가 보다. 아기를 낳고 눈을 뜰 때까지 그 아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순식간에 그 아기는 호진은의 아기가 되어버렸다! “호진은이 엄마라니요? 그건 애 아기잖아요! 나 민서희의 아기인데 왜 당신들 마음대로 하는 건데요!” 방라미는 그녀의 울부짖음을 빈정거렸다. “민서희 씨, 지금 상황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고 있나 본데 아기를 낳고 나서 당신한테 조금이나마 발언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대표님은 당신을 잊은 지 오래예요.” “그 아기가 호진은 씨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몰라요. 처음 볼 때부터 호진은 씨의 옷깃을 잡고 놓지 않았는걸요. 며칠만 더 지나면 박지환 씨는 아기를 데리고 신혼여행을 떠날 거고 그때 당신이 지하실에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그 누구도 당신한테 관심이 없어요.” 방라미는 잔인하게 말을 마치고 자리를 훌쩍 떠나버렸다. 지하실 문이 겹겹이 닫히자 민서희의 절망적인 목소리도 더 이상 밖으로 들리지 않았다. 방라미는 고개를 들어 보니 웅장한 그림자가 눈앞에 서 있었고 마음이 찔렸는지 가슴이 철렁했다. “대... 대표님...” 아까의 말들을 박지환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박지환은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표정 변화가 없었고 바로 그때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호진은이 창고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환 씨.” 그녀는 산들하게 말을 건넸다. 박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잘 잤어?” “그럼요. 푹 잤는걸요.” 박지환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띠었다. “아기가 민서희를 떠나 울음만 터뜨려서 다들 속수무책이었는데 역시 진은이는 대단해. 어쩜 네 품에 가기만 하면 울음을 뚝 그치는지 몰라. 잠도 잘 자고 말이야. 역시 넌 아기의 어머니로 제격이야.” 호진은은 눈가에 물든 감정을 속이느라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도 의외였다니까요. 이런 걸 인연이라고 하나 보죠. 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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