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장 여기에서 기다려요
그 하인이 박지환과 윤서아가 한방에 있다고 하는 그 말투에서 둘이 뭐하는지 쉽사리 알아챌 수가 있었다. 민서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윤서아와 잠자리를 함께 하곤 또 집에 와서 본인을 괴롭히는 박지환의 행동이 구역질이 나 견딜 수가 없었던 민서희는 말을 건넸다.
“그럼 박지환 씨는 언제 나와요?”
하인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글쎄요. 한두시간 정도 지나면 나오겠죠.”
하인의 태도가 몹시 이상하다고 느낀 상호는 급히 말을 가로챘다.
“그럼 민서희 씨를 데리고 거실에서 기다리면 안 될까요? 민서희 씨 지금 몸상태로는 찬바람을 맞으면 안 되거든요.”
하인의 눈빛이 확 변하더니 마지못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죄송해요. 아가씨의 명령 없이는 손님을 거실로 들일 수가 없어서요. 정 불편하시면 문 앞에서 기다리세요. 조금 있으면 대표님이 내려오실 거예요.”
“무슨 그런 말을? 이 분은 민서희 씨예요.”
하인은 여전히 똑같은 답을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재차 따지려는 상호를 민서희는 손을 뻗어 제지했다. 더 말해봤자 별 의미도 없을 것이고 윤서아가 화나면 더더욱 일이 꼬여버리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저희는 여기에서 기다릴게요.”
성격이 워낙 거친 상호는 이건 하인 혼자만이 트집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어떻게 기다려요. 방금 깨어나서 물도 몇모금 못 마셨는데 일단 차에 들어가서 기다려요. 대표님이 나오시면 그때 들어가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민서희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여기에서 지환 씨 기다리면 윤서아 씨를 만날 수 있는 거죠?”
하인이 답했다.
“네. 여기에서 기다리면 전해 드리도록 하죠.”
“... 알겠어요.”
민서희는 크게 한숨을 들이마시고 꿋꿋이 대문 앞에서 기다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질 무렵이 다 된 시각이어서 뜨거운 열기는 사라졌으나 그에 뒤따라 오는 찬바람이 민서희의 몸을 휘감았다.
몸이 회복된 지 얼마도 안 된 그녀는 서 있은지 5분 만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상호는 참다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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