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엿듣기
서태윤과 임다인이 방으로 들어간 후, 김말숙은 장희숙을 데리고 몰래 따라 올라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침실 문 앞에 귀를 가져다 대고 엿듣기 시작했다.
장희숙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어르신, 아직도 도련님과 사모님이 연극하는 거라고 의심하세요?”
김말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빛을 반짝였다.
“두 사람 사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못 느꼈어? 오랫동안 함께한 사이라기엔 너무 어색해. 딱 봐도 서로 잘 모르잖아.”
장희숙은 고개를 저었다.
“어르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두 분 사이가 꽤 다정해 보이던데요.”
그러자 김말숙은 살짝 웃으며 그녀를 짚었다.
“아직도 겉만 보고 판단하는구나.”
장희숙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김말숙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다인이는 좋은 아인데 우리 태윤이 저 녀석이 제대로 소중히 해줬으면 좋겠어.”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장희숙이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그런데요, 어르신. 이렇게 문 앞에서 엿들어도 소용없어요. 이 집은 방음이 너무 잘돼서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니까요.”
“그래서 내가 아무 소리도 못 듣는 거구먼.”
김말숙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다음번엔 저 녀석들을 본가로 불러야겠어. 본가는 방음이 안 되거든.”
침실 안에서.
오늘 밤 서태윤과 같은 침대에서 자야 한다는 생각에 임다인은 어쩐지 온몸이 불편했다.
비록 한 번은 관계를 가졌다고 해도 그건 술김에 벌어진 일이었을 뿐이었고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서태윤은 언제나처럼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스쳐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곁을 지나쳐 갔다.
그러고는 조끼를 벗어 아무렇게나 소파 위에 던졌다.
무심한 듯하지만 그 동작 하나하나에 묘하게 여유가 묻어났다.
소파에 앉은 그는 천천히 셔츠 소매의 커프스를 풀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 할머니 앞에서 뭐라고 했지?”
임다인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의 맞은편으로 다가서서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별다른 말은 안 했어요. 그냥 우린 오래전부터 사귄 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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