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이지아 씨!” 이석진과 조규리의 웃음은 순식간에 얼굴에 굳어졌다. ‘이, 이건 또 어떻게 된 거지?’ 같은 시각 조은성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육 대표님, 이지아와 아는 사이예요?” 조은성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며 애써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육승만는 또 한 번 그를 무시했다. “이지아 씨, 우연이네요. 이지아 씨도 여기서 식사하세요?” 육승만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더 어리둥절해졌다. 그러자 이지아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사람들은 이지아가 대체 무슨 수작을 부렸길래 육승만까지 그녀를 이렇게 공경하는지 의아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 중 가장 놀란 사람은 조은성이었는데 그는 이지아가 그의 직속 상사를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사실 그는 친척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때 꾀를 살짝 부렸다. 그는 자신이 현재 후성 그룹의 인사팀 팀장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의 회사는 후성 그룹의 계열사였다. 본사와 지사의 팀장은 권리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은성은 체면을 위해 지사라는 것을 생략했고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본사에 있는 줄 알았다. 사실 육승만 밑에서 일했을 뿐 그룹의 진짜 윗선을 만날 기회조차 없었던 조은성의 마음은 순간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이지아와 육승만이 무슨 교집합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육승만이 이지아를 대하는 태도가 왜 전에 양호민을 대할 때보다 더 공손해 보이는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조은성의 복잡한 속내를 전혀 모르는 육승만은 이지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룸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 “당신이랑 할 말이 없어요.” 이지아는 담담하게 말하며 육승만를 상대하기 귀찮아서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육승만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이지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조마조마해졌다. “...이지아 씨, 지난번 일 때문에 화났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사실 그날 이후, 이지아 씨와 사모님에게 사과할 기회를 찾고 있었어요. 오늘 이렇게 기회가 생겼으니 제가 저녁이라도 사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