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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교장 선생님?” 도민준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장세호를 맞이했다. 장세호도 도민준이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씨 가문에서 생일 연회를 연다고 해서 들렀어요. 도 선생님도 혹시 이씨 가문 사람인가요?” 사실 장세호는 보석 가게를 떠난 이후로도 이지아가 운성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고급 해커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만약 이지아가 공부에 흥미를 잃으면 자신이 제안한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큰 유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지아는 운성 고등학교의 추천을 받지 못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운성 고등학교에는 이지아의 입학이 진주 명문대 컴퓨터 공학과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의미했다. 그래서 장세호는 친구에게 부탁해 이씨 가문의 주소를 알아냈다. 그 친구는 주소를 알려주면서 이씨 가문에서 유옥선의 생신 연회가 열린다고 알려주었다. “어르신, 생신 축하드립니다. 이건 작은 성의입니다.” 장세호는 유옥선 앞에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유옥선은 장세호의 신분을 알게 되자 얼굴이 한층 더 엄숙해졌다. “교장 선생님, 너무 고맙네요.” “바쁘신 분이 이렇게 시간을 내서 오시다니. 혹시 무슨 중요한 일 있으신가요?” 유옥선은 장세호가 단순히 축하 인사만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은 이지아 학생이랑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 장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 ‘망했어!’ ‘지아가 다른 사람의 입학 통지서를 훔친 일이 이렇게 빨리 운성고 교장 선생님한테 알려지다니!’ 순간 오연주의 얼굴에 절망감으로 가득 찼다. ‘교장이 직접 찾아오다니.’ ‘오늘 내 체면 바닥 치게 생겼네.’ 앞으로는 상류층 사모님들 앞에서는 물론이고 이씨 가문의 가난한 친척들 앞에서도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오연주 옆에 서 있던 이유영은 장세호을 보자마자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제 이지아는 영원히 나랑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됐네.’ 운성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입학 통지서를 훔쳤다는 죄명 하나만으로도 태화시의 모든 학교가 이지아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이는 이지아가 태화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학교조차 다니지 못하게 될 운명임을 의미했다. ‘부모님의 사랑과 이씨 가문의 모든 건 내 몫이야.’ ‘그리고 이지아는 평생 동안 내 그늘 아래에서 못생기고 무능한 불쌍한 존재로 살아가게 되겠지. 주변에 사람만 없었더라면 이유영은 벌써 크게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러나 장세호를 마주한 유옥선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손녀가 소년원에서 돌아온 이후로 조금은 뉘우쳤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지금 보니 흙탕물은 결국 아무리 다듬어도 흙탕물일 뿐이었다. 한참 후 유옥선은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던 손녀와 손자들을 한 번 보고는 장세호을 향해 말했다. “교장 선생님, 지아가 저지른 모든 일은 그 아이 혼자만의 잘못이에요. 우리 가문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니 원하시는 대로 처분하셔도 좋아요. 우리는 이의 없습니다.” 장세호은 유옥선의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처분이라니?’ ‘아껴줘도 모자랄 판에 왜 처분해?’ 오연주는 장세호의 표정을 보지 못한 채 곁에 얌전하게 있는 이유영을 한 번 바라보고는 운성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유영가 이지아 때문에 피해 볼까 봐 두려워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교장 선생님, 지아는 어릴 때부터 문제아였어요. 만약 그 아이가 원장님께 무례를 범했다면 제가 지금 당장 그 아이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게요!” 이유영은 오연주의의 말에 고개를 숙인 채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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