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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하지만 소정안에게 있어서, 그저 한낱 숫자에 불과했다. 제일 중요한 건, 그녀는 남씨 가문에 남아있을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입을 열고 거절했다. “할아버지, 너무 귀중해서 못 받겠어요. 그냥 없던 일로 하세요.” “정안아, 네가 좋은 아이라는 거 알아.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결정했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넌 할아버지의 손녀야. 네가 할아버지의 손자며느리가 됐든 안 됐든, 다 널 축복해 주는 선물이야.” “할아버지, 저…….” 소정안의 목소리가 울먹거렸다. 그녀는 자기의 감정을 애써 참으면 남정훈의 품에 안겼다. 할아버지는 소정안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해 주었다. “다 큰 사람이 울기는. 할아버지 말 들어.” “하지만…….”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아? 괜찮아.” 말을 마친 남정훈은 엄창명을 보며 말했다. “정안이가 사인하게 서류 줘봐.” 엄창명은 서류랑 펜을 소정안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시선 속에서 소정안은 펜을 잡고 자기 이름을 사인했다. “자, 모든 게 다 해결됐네. 엄 변호사, 수고했어.” 엄창명은 서류를 가방에 넣어두었다. “아닙니다. 제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래. 본론은 끝났으니까, 다들 먹어.” 남정훈이 밥 먹으라고 했지만, 남시운 외에 다른 남씨 형제들은 전혀 입맛이 없었다. 남기정은 촬영이 있어서 밥 먹다가 먼저 갔다. 남이준도 핑계를 대고 먼저 가버렸다. 결국 남은 사람은 남시운, 남주현, 그리고 남훈 세 형제였다. “나랑 엄 변호사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따로 갈게. 너희 셋, 정안이 집에 데려다줘.” 남정훈이 떠나기 전에 특별히 분부했다. 남씨 어르신이 가고 나자, 남주현이 입을 열었다. “누님, 난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서, 저녁에 안 들어갈 거야. 시운 형보고 데려다 달라고 해.” 말을 마친 남주현은 바로 가버렸다. 남은 사람은 남시운이랑 남훈 둘뿐이었다. 평소라면 남시운이 소정안을 바래다줬을 텐데, 오늘은 남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랑 같이 들어가자.” 소정안은 남시운을 향해 손을 저었다. “그럼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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