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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이안시에 있다고?” 상대방은 약간 의외라는 말투였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잘됐네. 나도 이안시에 있어. 내일 한번 만나자.” Beter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주소를 보내주었다. 소정안은 맵으로 거리를 확인했다. 운전하면 30분도 안 걸렸다. “가깝네요.” “그럼 내일 내가 찾으러 갈게.” 소정안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마침 주말이어서 소정안은 남정훈에게 아무 이유나 둘러대고 집에서 나갔다. 그녀는 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했다. Beter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검은색 마이바흐가 그녀 앞에 천천히 세워졌다. 그리고 창문이 내려가더니, Beter의 얼굴이 나타났다. “타.” 소정안은 약간 의아했다. 메이크업으로 위장했음에도 Beter는 그녀를 알아보았다. 소정안도 별로 망설이지 않고 차에 올랐다. Beter는 소정안을 데리고 자신의 거처로 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양옥집이었다. 이런 양옥집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었고 여기에 사는 사람들도 보통 신분이 아니었다. “요즘 바빠? 다시 고등학교 다닌다며? 너무 아깝지 않아?” “선배님, 저 놀리지 마세요. 다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거예요.” 소정안은 Beter가 단순하게 잡담하려고 자신을 찾은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무슨 일로 저 찾으신 거예요?” Beter가 웃으며 말했다. “영리하네. 정말 네 눈은 못 속여.”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선배님, 그냥 말씀하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Beter는 소정안의 시원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더 이상 뜸 들이지 않았다. “확실히 네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온 거야. 언어 방면에서 너보다 재능 있는 사람을 본 적 없거든. 프랑스어로 된 서류 좀 번역해 줬으면 해서. 영어랑 한국어, 두 버전으로. 너도 알잖아. 내 직업이 뭔지. 겉으론 평범한 외국어 선생님이지만, 사실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도 하지. 이 서류 아주 중요하니까, 절대로 유출하면 안 돼. 사례금은 100만 달러. 임무 완성하면 네 계좌로 보내줄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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