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남시운은 미간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 유쾌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한 입 두 입,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컵에 들어있는 어묵을 전부 해치웠는데 입가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는데 어쩌다 보니 신세계에 눈을 떠버렸다.
소정안, 입맛이 아주 독특하네.
...
다음날, 소정안은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소독제 냄새에 눈을 떴다. 그런데 웬걸, 남시운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남시운은 그녀 병상 옆의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 아침부터 완벽한 아우라를 풍기며 앉아 있었다.
소정안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왜 여기 있어요?”
그러자 남시운은 이내 고개를 들고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며 말했다.
“깼어? 일어나 준비하고 돌아가자...”
그 말에 잔뜩 신이 난 소정안은 궁금한 것도 전부 까먹은 채 즐겁게 말했다.
“나 학교 돌아가는 거예요? 우와, 잘 됐다!”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하마터면 심심해 죽을 뻔했다.
그녀의 밝은 모습에 남시운은 아무 말 없이 몸을 일으키더니 테이블에 놓인 포장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씻고 아침 먹어. 퇴원 절차 밟으러 다녀올게.”
그제야 소정안은 테이블에 놓인 음식을 발견했다.
근데 이거 왠지 익숙한 포장이다? 아! 이거 어젯밤에 먹었던 어묵이잖아!
“이게 왜...”
소정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시운은 이미 터벅터벅 걸어서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녀는 포장을 빤히 쳐다보다가 손으로 살짝 만져보았다. 따뜻한 온도에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 할아버지 때문에 나한테 잘해주는 거겠지.
정리를 마친 그녀는 맛있게 어묵을 먹기 시작했다. 퇴원 절차를 다 밟은 후 그녀는 남시운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비좁은 차 안, 소정안은 뒷좌석에 앉았고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참 뒤, 갑자기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소윤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녀는 기분 좋게 소윤의 전화를 받았다.
“좋은 아침, 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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