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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참, 정안아! 너한테 할 말이 있어." 허민지가 갑자기 소정안을 잡고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내가 전에 피닉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를 구하는 공고를 봤거든. 사극 드라마였는데 내가 한번 도전해 보려고 시도했거든. 그랬는데 오후에 오디션 보러 오래. 가은이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마침 집에 일이 생겨서 못 간다니까 네가 오후에 나랑 같이 가줘." 허민지는 기대에 찬 얼굴로 소정안을 쳐다보았다. '오후에 자습 시간이잖아.' "그래, 내가 선생님한테 휴가 신청하고 오후에 너랑 같이 가줄게." 허민지는 너무 기뻤다. "좋아, 그럼 약속한 거다." 점심을 먹고 나서 허민정은 소정안을 데리고 학교를 나왔다.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피닉스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소정안은 전에 이 이름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앞에 도착해서야 남기정이 속해있는 회사라는 걸 알아차렸다. 소정안이 멍해 있는데 허민지가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정안아, 빨리. 20분 뒤에 오디션 시작이야, 늦으면 안 돼." 그러면서 두 사람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마침 안에 야구 모자를 쓴 남자가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가는 걸 본 그 남자는 모자를 눌러썼다. 소정안은 앞에 있는 사람이 낯이 익은 것 같았지만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를 나와 복도에 있는 포스터를 보고 조금 전 남자가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은 육진우라는 걸 알아차렸다. "실례합니다. 혹시 <천하독총>드라마 오디션 어디서 하는지 아세요?" 허민지가 스태프를 잡고 묻자 스태프가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복도를 따라 끝까지 가면 돼요, 제일 마지막 방입니다." 허민지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는 소정안을 끌고 갔다.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기에 허민지는 50 몇 번을 뽑았고 거의 두세 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알았으면 더 늦게 올 걸 그랬네." 소정안은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괜찮아, 시간 많으니까 너도 대본 더 보고 준비해." 허민지에 손에 든 대본을 보며 말했다. "우리 저쪽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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