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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아빠, 작은 아빠, 제가 모셔 온 신의세요.” 유아린이 해명했다. “신의?” “이놈이?” 유아린의 말에 사람들은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의학은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런데 고작 20대로 보이는 지천무에게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아린아. 너 어디서 사기꾼을 찾아온 거야?” 유해림이 물었다. “작은 아빠, 이 사람 사기꾼 아니에요. 제 심장병을 이 사람이 치료해 줬어요.” 비록 그녀는 지천무에게 순결을 빼앗겼지만 이건 엄연히 서로 다른 일이다. 오늘 아침 심장병이 발작해 죽을 뻔한 그녀는 지천무의 은침 몇 대로 바로 살아났다. 이건 장백초에게도 없는 실력이다. 그러니 지천무는 분명 신의가 틀림없다. “자네 정말 우리 아버지를 살릴 수 있어?” 유해산은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아직 진맥을 못 했으니 장담은 못 하겠다만, 제가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면 이 세상 그 누구도 치료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지천무의 담담한 말투에는 무한한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아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놈이군, 신의님 앞에서 감히 큰소리를 치다니.” 유해림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저분이 큰소리를 치지 못하는 이유는 의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후사를 준비하라고 하겠습니까.” 지천무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아주 건방진 놈일세!” 장백초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난 반평생을 살았고 열세 살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의술을 배웠어. 그런데 내 의술이 부족하다는 사람은 오늘 처음이야!” “그건 신의님이 아직 진정한 신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제가 바로 그런 신의입니다.” 지천무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때 두 남자가 크게 웃으며 들어왔다. 그중 한 남자는 개량한복에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이고 다른 남자는 대략 20대 중반의 젊은 남자로 잘생긴 외모에 온몸에 명품을 휘감은 채 금테 안경을 썼는데 얼핏 보기엔 아주 점잖아 보였다. “성진이 왔어? 이분은 누구셔?” 유해산은 노인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자 허성진은 활짝 웃으며 소개했다. “아저씨,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제가 특별히 독고 신의를 모셔 왔습니다. “독고 신의?” 장백초는 다급히 노인에게 다가와 물었다. “아니, 염라대왕의 손에서도 목숨을 구해온다는 그 독고구침이십니까?” “그렇소. 내가 바로 독고구침이요!” 독고구침은 뒷짐을 진 채 가슴을 쭉 펴고 오만하게 말했다. 독고 신의는 워낙 이 이름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침을 놓을 때 사용되는 은침이 정확히 아홉 개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사람도 구할 수 있었기에 사람들은 점차 그를 독고구침이라고 불렀다. “독고 신의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장백초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장 신의님, 독고 신의님의 의술이 신의님보다 더 대단합니까?” 유해산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그러자 장백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록 나도 신의라고 불리지만 단지 강주시에서만 유명할 뿐이죠. 하지만 독고 신의님은 전국적으로도 알아주는 신의십니다. 어쩌면 세계적으로도 이만한 실력을 갖춘 신의가 얼마 없을 겁니다.” 그 말에 유해산은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 “독고 신의님, 제발 우리 아버지를 구해주세요. 우리 아버지만 구해주신다면 치료비는 얼마든지 내겠습니다.” 그러자 독고구침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난 여기 돈 때문에 온 게 아니라네. 허성진 도련님이 간청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난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걸세.” “성진아, 정말 고맙다.” 유해산과 유해림은 다급히 허성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맙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때 허성진이 독고구침에게 말했다. “독고 신의님, 치료를 시작해 주세요.” “서두를 것 없네.” 독고구침은 시선을 지천무에게 향하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네 이놈, 아까 네 말을 들어보니 네가 이 세상에서 의술이 가장 고명하다고?” “네.” 지천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오만한 것이 아니다. 의술 면에서 보았을 때, 그의 사부님이 살아있어도 그를 뛰어넘을 수 없다. 독고구침이 대답하기도 전에 참다못한 장백초가 말했다. “내 앞에서 허세를 부린 것도 모자라 감히 독고 신의님 앞에서 허세를 부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군.” “아저씨, 이 모자란 놈은 대체 누구죠?” 허성진이 유해산에게 물었다. “아린이가 자기 할아버지 병 봐 드린다고 데려온 놈이야.” 유해산이 말했다. 그러자 허성진은 유아린을 향해 말했다. “아린 씨 분명 속았어. 이 자식 딱 봐도 사기꾼이구먼.” “아니, 정말 훌륭한 의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야.” 유아린이 설명했다. “얼마나 대단한데? 설마 독고 신의님 보다 더 대단할까?” 허성진이 계속 밀어붙였다. “그건...” 유아린은 침묵했다. 독고구침은 전국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신의이다. 물론 지천무도 대단한 실력을 갖췄지만 독고구침과 비교했을 때, 그녀는 감히 지천무가 더 대단하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지천무는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그러자 허성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댔다. “아린 씨, 독고 신의님이 오셨으니 할아버지는 반드시 무사하실 거야. 그러니 저 사기꾼은 당장 쫓아내.” 유아린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직접 찾아왔는데 이렇게 쫓아내는 건 너무 경우가 아니다. “만약 저세상 물정도 모르는 사기꾼을 믿는다면 난 당장 여기서 나가겠네!” 말을 끝낸 독고구침은 바로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유해산은 다급히 그를 막아서더니 억지웃음을 지었다. “독고 신의님, 노여움을 푸세요. 저 사기꾼은 당장 쫓아내겠습니다.” “들었어? 알아서 꺼질래, 아니면 내가 사람을 불러서 밖에 던져버릴까?” 유해산은 싸늘한 눈길로 지천무를 노려봤다. 지천무의 눈빛은 금세 싸늘해졌다. 유아린이 아니었다면 그는 당장에라도 상대의 뺨을 후려갈겼을 것이다. 유아린은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천무 씨, 정말 죄송한데 오늘은 그만 돌아가.” “날 쫓아낸 건 당신들이야. 그러니 나중에라도 다시 애원하는 일은 없길 바라.” 지천무는 싸늘하게 웃더니 바로 병실을 나섰다. 그는 유아린 얼굴을 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가족들은 하나같이 괘씸하게 굴었다. 그의 의술을 믿지 못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이리 무정하게 사람을 내쫓는단 말인가? “지천무 씨, 미안해. 나도 이럴 줄 몰랐어. 어디로 갈 거야? 내가 가는 곳까지 데려다줄게.” 유아린은 미안한 마음에 그의 뒤를 쫓아 나섰다. “필요 없어.” 지천무는 앞으로 몇 발짝 걷다가 다시 돌아와 그녀에게 도자기로 만든 작은 약병 하나를 건넸다. “아까 내가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 해서 주는 거야. 여기 이 약은 산 사람에게 먹이면 사흘은 연명할 수 있어.” 지천무는 그녀의 손에 약을 쥐여주고 바로 떠나갔다. 이것이 지천무가 지킬 수 있는 최대의 의리이다. “아린 씨, 손에 들린 건 뭐야?” 허성진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먹이면 사흘은 연명할 수 있는 약이래.” 유아린이 말했다. “역시 아린 씨는 너무 단순해. 저런 사기꾼의 말을 어떻게 믿어?” 허성진이 말했다. 그러자 독고구침도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는 말일세. 사기꾼의 약을 감히 어찌 먹는단 말인가? 그러다 멀쩡한 사람도 죽을 수 있다네. 사흘을 연명할 수 있다니, 선단도 아니고.” “독고 신의님 말 못 들었어? 당장 버려!” 유해산은 큰소리로 호통쳤다. 유아린은 잠시 머뭇거렸다. 비록 그녀는 자기 순결을 빼앗아 간 지천무가 얄밉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가 사기꾼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가 그녀의 심장병을 치료한 건 확실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유해산은 유아린의 손에서 약병을 낚아채더니 바로 쓰레기통에 처넣었다. 그제야 독고구침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유운철의 맥을 짚었다. 장백초는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옆에서 이 과정을 지켜보며 하나라도 배우려고 했다. 잠시 후, 독고구침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독고 신의님, 우리 아버지 어때요?” 이때 유해산이 다급히 다가가 물었다. “중독이라네.” 독고구침이 말했다. “중독이라니!” 유해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여태 유운철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건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렇소, 이건 중독일세. 하지만 이 독은 아주 보기 드문 독이라 보통 사람은 절대 알아낼 수 없지.” 독고구침이 말했다. “독고 신의님,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이때 유아린이 희망에 찬 얼굴로 물었다. “당연한 소리! 이 세상에 내가 치료 못하는 병과 해독할 수 없는 독은 존재하지 않는다네!” 독고구침은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독고 신의님, 그럼 부탁드릴게요.” 유아린은 잔뜩 신에 겨워 말했다. 이때 독고구침은 작은 케이스에서 은침을 꺼내 유운철의 혈에 꽂았다. 유아린은 잔뜩 긴장한 채 두 주먹을 꽉 쥐고 상황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허성진은 다급히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린 씨, 독고 신의님을 믿어. 할아버지 괜찮으실 거야.” “성진아, 이게 다 네 덕분이야. 아린아, 너 진짜 성진이한테 제대로 인사해야 한다.” 유해산은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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