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감사합니다 사모님!”
흑호가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인사를 전하자 유아린이 떠보듯 물었다.
“그럼 이젠 가도 되나요?”
“당연합니다,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흑호는 그 어느때보다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가 한낱 하인에 불과하다면 유아린은 황후와도 같은 존재였고 그런 그녀에게 천사의 눈물을 앞세워 4대 군단을 거느리고 흑호당을 몰살하는건 식은 죽 먹기와도 같은 일이었다.
유아린은 흑호가 갑자기 말을 바꾸는게 무서워 후다닥 문을 열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때, 밖에서 떡하니 지키고 있던 승복과 부하들이 유아린을 보고 소리쳤다.
“어딜 기어나옵니까! 들어가요!”
승복은 유아린이 흑호를 피해 도망쳐 나온줄로만 알고는 다시 유아린을 방 안에 밀어넣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 손 못 치워!”
흑호가 호통을 질렀다.
“감히 사모님 옥체에 손을 대다니, 네가 죽고 싶어 작정을 했구나! 얼른 무릎 꿇고 사죄드리지 않고 뭐해!”
“그나저나 손은 왜 그렇게 되신겁니까?”
그제야 피를 뚝뚝 흘리는 흑호의 왼손을 본 승복이 입을 떡 벌리며 물었다.
“무릎 꿇고 사죄드리란 말 못 들었어!”
흑호는 조금이라도 유아린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하며 또 한번 윽박질렀다.
“사모님, 용서해 주십시오.”
승복과 부하들은 영문도 모른채 다급히 무릎을 꿇었고 유아린은 그들을 상대할 겨를도 없었는지 쫓기듯 그 곳을 빠져나갔다.
그제야 몸을 일으켜 흑호에게 다가가는 승복이다.
“형님, 손은 왜 그렇게 되신겁니까? 설마 유아린이......”
짝!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흑호가 승복의 뺨을 내리쳤다.
“감히 사모님 존함을 입에 올려! 또 한번 그랬다간 죽여버릴줄 알아!”
지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일수록 그가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인지를 안다. 염라대왕 심기는 건드려도 지존 심기는 건드리면 안 될 정도로 말이다.
“형님, 사모님이라뇨. 그게 대체 무슨 뜻입니까?”
승복이 빨개진 뺨을 부여잡고 억울해하며 물었다.
“저 분이 지존의 여인이시란 뜻이지!”
“네?! 그럴 리가요! 형님, 무슨 오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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