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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그...” 나는 주현수의 차가운 표정을 보며 마음속에 갑자기 약간의 서러움이 밀려왔다. 내가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눈물이 나올 것 같았기에 돌아서서 주현수의 사무실을 나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숨을 깊게 두 번 들이쉬었다. 그러고나서 닫힌 사무실 문을 한 번 돌아보았다. “냉혈한 같으니!” 나는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화가 잔뜩 난 채로 걸어서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다른 몇몇 동료들은 이상하게 흥분해 있었다. “세상에, 여러분. 인터넷에 떠도는 폭발적인 뉴스 보셨어요?” “뭔데요?” 지원은 마치 미어캣처럼 몸을 똑바로 세우며 중요한 뉴스를 놓칠까 봐 두려워했다. “자성 그룹이 파산했어요!” “뭐라고요?” 이번에는 나도 참을 수 없이 급히 일어나 지연의 뒤로 가서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자성 그룹이 불량 제품을 정품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폭로되었어요. 또한 자성 그룹의 조기찬은 아내 덕분에 성공했지만 성공 후에는 은혜를 저버리고 내연녀를 만들어 아내를 미치게 만들었대요!” “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이래요.” 지연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그들은 조기찬의 내연녀가 허윤주라는 사실도, 이 일의 배경도 몰랐기 때문에 그저 신기하게만 여겼다. 나는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동시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봉씨 가문과 주현수의 행동력이 이렇게나 강하다니. “뉴스는 둘째치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우리 회사가 자성 그룹과 협력하고 있지 않았나요?” 지원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자성 그룹이 망하면 그 협력은 어떻게 되는 거죠?”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모였지만 나는 한동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을 말하면 오해받을까 걱정됐고 거짓말을 하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 여기서 뭣들 하고 있는 거죠?” 고민하고 있을 때 이호가 갑자기 들어와 동료들의 수다를 끊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동료들은 모두 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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