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그 뒤로 이어진 오랜 침묵 끝에 주현수의 코끝에서 냉소 어린 웃음이 새어 나왔다. “상황 분별력 없고 경솔하며 무엇보다 주제 파악이 안 되는...” 말을 채 끝내지 않았지만 조소와 멸시가 충분히 전달되었다. 강주호는 자신을 향해 주변의 시선들이 하나둘 모이는 걸 깨달았다. 그들의 조용한 눈빛은 마치 그를 조롱하는 듯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얼굴이 새빨개졌고 당혹감이 스치던 눈빛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이제 화를 주체하지 못하겠네...’ 주현수는 강주호를 향해 한 번도 흥분하거나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사람들은 다시 대화를 이어가며 파티는 본래의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강주호는 외톨이가 되어 모든 대화에서 제외였다. 파티가 끝날 무렵이 되자, 나는 강주호로 인한 불쾌한 기억을 거의 잊어가고 있었다. 전용기로 돌아오는 길, 주현수가 입을 열었다. “오는 길에 강씨 가문도 참석 대상이냐고 물어본 게... 강주호 때문이었어?” 그는 꽤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강주호의 초대를 거절했었어?” 나는 짧게 답했다. “싫었으니까요.” 강주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졌던 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주현수는 내 대답을 듣더니 한층 더 기분이 좋아진 듯 미소를 지었다. “돌아가면 비서가 네 계좌로 입금할 거야.”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적어도 돈이라도 있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겠지.’ 이때, 주현수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게 돈이 부족해?”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럼요. 세상에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물론 주 대표님 같은 다이아몬드급 재벌은 제외겠지만요.” 주현수는 내 말에 피식 웃더니 갑자기 내 머리를 헝클어 놓았다. ‘뭐야, 이 분위기... 이상하게 느껴지잖아.’ 나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얼굴이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