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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이상한 짓을 한다면 꿍꿍이가 있다는 게 분명하니까. 허가람은 날 좋아하지 않는데도 일부러 날 찾아왔어. 분명 뭔가 다른 의도가 있었겠지.” “너 며칠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노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카페에는 내가 출근할게. 어때?” 나는 잠깐 망설였다. “은아야, 이제 곧 시험인데 너 복습은 다 했어?” 노유진은 내가 대답하지 않자 짐짓 엄숙한 어투로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복습해. 너 그러다가 재수강해야 할 수도 있어.” 나는 잠깐 고민했다. 노유진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공짜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노유진은 이내 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나 네 잔액 봤어. 그러니까 나 밥 좀 사줘.” “물론이지.” 나는 흔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이튿날엔 노유진이 날 대신해 카페에 출근했고 나는 기숙사에서 온종일 복습했다. 노유진이 돌아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은아야, 은아야.” 노유진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서둘러 내 곁으로 달려와서 내 팔을 흔들었다. 나는 복습하느라 정신없었기에 뒤늦게 반응하며 조금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왜 그래?” 노유진은 자리에 앉은 뒤 단번에 생수 반병을 마시고 나서야 씩씩거리며 말했다. “오늘 카페에 새로운 알바생이 왔거든.” “그런데?” 나는 여전히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다. 카페는 대학교 근처에 있었고 대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었기에 새로운 알바생이 자주 생기는 것도 정상이었다. “오늘 새로 온 알바생이 글쎄 나랑 자꾸 친해지려고 하는 거야. 나한테 너에 관한 일도 물었어.” 노유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매서운 눈빛을 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 새로 온 알바생 말이야.” 노유진은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가게에 있는 사람들은 한 명도 몰랐거든. 그런데 갑자기 날 붙잡고서 가게에 서은아라는 사람이 있지 않냐며 묻는 거야.” 나는 조금 의아한 얼굴로 노유진을 바라보았다. “네 말은 그 새로 온 알바생이... 날 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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