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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단상에서는 음악과 최우수 졸업생 양희수가 아버지와 함께 졸업 소감을 밝히고 있었다. 부녀는 4년간의 대학 생활에 감개무량한 나머지 눈물을 글썽였다. “양희수 아빠 엄청 젊어 보이지 않아? 진짜 멋져!” “양희수 우리 서울대 퀸카잖아. 유전자가 어디에서 왔겠어?” “와. 양희수 아빠가 우리 학교 음악과에 피아노 3대를 기부하신대! 통도 크시지!” “부럽다... 퀸카의 인생이란 어떤 걸까? 집안도 좋아, 부모님과 사이도 좋아, 얼굴도 예쁜 데다 공부까지 잘하잖아!” 아버지와 함께 졸업 소감을 마친 양희수는 단상 아래에서 들려오는 학우들의 칭찬과 부러움 섞인 한탄에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고 허영심에 가득 부풀려진 채로 단상을 내려왔다. 무대 뒤에서 그녀는 제일 마지막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고연화를 발견했다. 국제적인 관례로, 피날레를 장식하러 나오는 사람은 언제나 모든 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양희수는 이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지만 교장 선생님의 배치라는 말을 듣고 감히 항의를 제기하지 못하였다. 잠시 생각하던 양희수는 고연화에게 다가서서 뻔한 질문을 했다. “고연화, 혼자 왔어?” “응.” 고연화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양희수는 동정 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 네가 시골에 버려진 사생아라고. 스스로 독하게 공부해서 겨우 인서울 한 거라며? 어휴! 그 어린 나이에 시골에 버려지다니... 너도 고생이 참 많았겠어. 생각만 해도 불쌍해! 연화야, 하긴 엄마, 아빠도 널 버렸으니 믿을 사람이 너밖에 없긴 했겠다! 어쩐지 그렇게 죽어라 하고 노력한다고 했어. 다행히 난 너처럼 힘들게 노력하지 않아도 되거든. 우리 엄마, 아빠가 날 얼마나 예뻐하시는지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신다니까!” 장황하게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는 양희수를 보며 고연화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래서, 졸업하고 나서 부모님 등골 빼먹고 살려고?” 양희수는 그만 말문이 막혀 억울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연화야, 난 그저 너를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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